2월 7~14일까지 중국 하얼빈서 8일간 열전
개최국 선정 난항과 코로나19로 8년 만에 열려
효자 종목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메달 기대
개최국 중국·일본 등과 치열한 순위 경쟁 전망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아시아 겨울 스포츠 축제인 동계 아시안게임이 2017년 이후 8년 만에 돌아온다.
|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선수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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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8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빙상 종목은 하얼빈시에서, 설상 종목은 하얼빈에서 약 200km 떨어진 헤이룽장성 야부리 리조트에서 치러진다. 공식 개막에 앞서 내달 5일부터 컬링, 아이스하키 등이 먼저 시작해 분위기를 달군다.
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이다. 2021년 열려야 했던 대회는 개최지 선정 난항과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오랜 기다림 만큼 역대 최다인 34개국 약 1300명이 참가한다. 6개 종목의 11개 세부 종목에 총 64개의 금메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6개 종목에 선수 149명, 임원 74명 등 22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건 역시나 효자 종목 쇼트트랙이다. 남자부에선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과 장성우(화성시청), 여자부에선 새로운 여제 김길리와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이 금빛 질주를 이끈다.
쇼트트랙은 8일 혼성 2000m 계주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대표팀의 첫 단추이기에 중요성이 크다. 박지원도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회 시작을 알리는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면 남녀 선수단 모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지원(쇼트트랙).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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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길리(쇼트트랙).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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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에서 다관왕 탄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지원과 김길리는 지난 시즌 개인 종합 랭킹 1위에 주어지는 남녀 크리스털 글로브의 주인이다. 여기에 2017년 삿포로 대회 2관왕의 최민정은 돌아온 여왕의 자태를 뽐내고자 한다. 대표팀은 500m, 1000m, 1500m, 남녀 계주, 혼성 계주에서 모두 애국가를 울리겠다는 각오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질주에 가장 큰 적은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에 최정예 멤버를 내세운다. 한국 대표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비롯해 헝가리 출신으로 2018년 평창 대회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오린 샨도르 류-사오앙 류 형제가 중국으로 귀화해 출전한다. 여자부에는 ‘반칙왕’으로 악명 높은 판커신도 출전한다. 여기에 개최국이라는 안방 이점과 일방적 응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도 있었던 만큼, 무결점 레이스의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첫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민선은 2022~23시즌 국제빙상연맹(ISU) 1~6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휩쓸며 새로운 빙속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10대의 나이에 출전했던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김민선은 주 종목 500m 금메달을 비롯해 100m, 1000m, 팀 스프린트까지 전 종목 메달 획득을 목표로 세웠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차준환(고려대)은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의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한다. 2001년생 뱀띠인 차준환은 올해 뱀의 해를 맞아 시상대에 서겠다는 다짐이다. 지난해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최근 열린 2025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예열을 마쳤다.
| 김민선(스피드스케이팅).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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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준환(피겨스케이팅).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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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의 이채운(수리고), 프리스키 하프파이프의 이승훈(한국체대), 알파인스키 여자의 김소희(서울시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김준호(강원도청), 차민규(동두천시청) 등도 메달 레이스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로 일본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이번에도 일본과 함께 개최국 중국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전초전으로도 여겨진다. 동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열리는 만큼 경기력을 점검하고 좋은 흐름을 탈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