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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에서 활약 중인 김무순(68)은 1955년생이다. PBA 등록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여전히 현역이다.
김무순은 한국 3쿠션 당구의 산증인이다. 1975년 대학교 2학년 때 또래 친구들을 따라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그도 당구의 매력에서 푹 빠졌다. 그해 여름방학 때 매일 당구장에서 살았다. 시작한지 두 달 만에 4구 기준 300점까지 점수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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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당구가 직업이 되기는 어려웠다. 본인도 당구로 밥벌이할 생각은 없었다.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 토목기사로 취업했다. 5년 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당구장을 개업했다. 당구선수 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이후 김무순은 1980~9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3쿠션 선수로 발돋움했다. 1986년 국내 최초 프로당구 대회였던 한국프로당구대회에서 3쿠션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1992년에는 3쿠션 당구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로 선발돼 3쿠션 부문 4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며 선수로서 끈을 놓지 않았다. 육십을 훌쩍 넘긴 2020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시 새로 출범한 PBA에 도전장을 던진 것.
가장 낮은 단계인 챌린지 투어(3부)부터 시작했다. 물론 PBA의 새로운 경기 방식에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네 시즌 동안 하부투어에서 경쟁하다 2024~25시즌 기어코 1부 투어 승격을 이뤘다.
“금방 올라갈 줄 알았는데 쉽지는 않더라고요. 하하(웃음)”
1부 투어에 올라온 뒤 김무순의 관록은 더 빛났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1차 대회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에서 16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특히 128강전에선 세계적인 강호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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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원처럼 열심히 하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그런 친구들과 경기할 때면 더 부담되고, 잘 안 풀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제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죠”
“당구는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계속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계속 빠져드는 거죠. 선수 생활을 40년 넘게 했는데도 여전히 어렵고, 모르는 게 많은 게 당구인 것 같습니다”
김무순은 19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막을 올리는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서도 국내 예선을 통과, 당당히 출전권을 따냈다. 베트남에서 다시 한번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PBA 최고령 선수이기는 하지만 나이 들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젊은 선수들보다 열정은 더 넘치는 것 가같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만큼 한 번이라도 우승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