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소리를 보고 듣고 노래하는 아티스트.”
김광석 가요제 장려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목소리를 대중에 알린 싱어송라이터 하현상. 2018년 데뷔 이후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하현상’이란 장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솔로앨범은 물론이고 밴드 호피폴라 앨범으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하현상은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후회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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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누구나 우상 같은 존재가 있잖아요. 저에겐 그런 존재 중 하나가 데미안 레이스였어요. 본인이 직접 음악을 만들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낸 점이 끌렸던 것 같아요. 데미안 레이스처럼, 제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현상은 작곡이나 작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도전장부터 던졌다고. 그렇게 하현상은 차곡차곡 음악을 만들어 나갔고, 어느덧 40곡의 자작곡을 보유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났다. 하현상의 음악, 하현상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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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상의 첫 싱글 ‘다운’(Dawn)은 스무 살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익숙한 감정을 기록한 곡이다. 내면의 깊은 우울감과 그 안에서 찾아가는 위로를 편곡과 그만의 목소리로 잘 표현해냈다. ‘다운’은 하현상이 공연에서 가장 많이 부른 곡으로도 유명하다. 음원으로 들어도 좋지만 라이브로 들으면 감흥이 배가 된다. 그중 하현상의 담백한 보컬은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사실 그때 곡을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아요. 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처음엔 피아노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보통 멜로디와 가사를 같이 쓰는 편인데, 피아노로 코드를 짚어가면서 시작해 곡 작업을 마무리한 것 같아요. 그때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우울함이었어요. 그 감정이 음악에 그대로 녹아든 것 같아요. 그 감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하하.”
#TMI. 하현상의 곡 작업 방식은?
하현상은 ‘랄랄라’ 흥얼거리면서 멜로디를 구성하고, 갑자기 떠오르는 단어들을 하나둘 적어 노랫말로 엮는다. 그런 멜로디와 단어 조각들을 차곡차곡 모으면 곡이 완성된다고. “계획해서 만드는 편은 아니에요. 멜로디나 가사 모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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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니앨범 ‘마이 푸어 론니 허트’(My Poor Lonely Heart)는 데뷔곡 ‘다운’을 포함해 다섯 곡이 수록된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하현상이 ‘여기, 내가 아직 있다’고 외치는 소리들이 담겼다. ‘GONE TONIGHT’, ‘WHERE ARE YOU NOW’, ‘다운’, ‘KOH SAMED’, ‘망가지려나’까지 총 5곡이 담겼다.
“첫 EP 앨범이었어요. 그때 당시 써놨던 곡에 새로 쓴 곡을 합쳐 총 5곡을 담아냈죠. 그땐 곡이 참 빨리 써졌던 것 같아요. 이 앨범은 ‘스물한 살의 하현상’을 담은 앨범이에요. 지금 제가 들어도 ‘그땐 내가 이랬구나’, ‘이런 가사를 썼구나’ 새록새록 떠올라요. 물론 아쉬움도 많아요. 이건 이렇게 해볼걸, 저건 저렇게 해볼걸 아쉬움이 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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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어’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삽입된 OST다. 하현상이 생애 처음으로 부른 OST이기도 하다. ‘바람이 되어’는 고애신(김태리) 곁에 머무르고 싶은 유진 초이(이병헌), 구동매(유연석), 김희성(변요한)의 마음을 담아낸 곡이다. 바람처럼 잔잔한 멜로디 위에 ‘바람이 되어 그대 곁에 머물게요’와 같은 가사로 애잔한 마음을 표현했다. 하현상의 쓸쓸하면서도 짙은 감성의 목소리가 압권이다.
“처음 부른 OST였어요. 참 얼떨떨했죠. 당시 소속사 없이 활동하던 시기였는데, 프로듀서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OST를 불러보면 어떠냐고 제안해 주셔서 성사됐어요. 사실 OST 부르시는 분들이 박효신 선배님, 박원 선배님 등 대단하신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선배님들과 함께 부른다고 생각하니 긴장도 많이 됐고요. 감사한 마음으로 불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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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상은 ‘미스터 션샤인’ OST 이전까지는 직접 쓴 곡만 불렀다. 늘 본인이 의도한 대로, 원하는 대로 곡을 만들고 녹음해왔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 OST를 계기로 ‘남의 노래’도 부르기 시작했다. 하현상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적응이 참 안 됐다”고 회상했다.
“다른 작곡가가 만든 곡은 처음 불러본 거였어요. 녹음도 하루 만에 안 끝나서 이틀인가 녹음했었던 기억이 나요.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그 노래에 제가 어울리겠다 싶어 연락 주신 거잖아요. 작곡가님의 의도에 엇나가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죠. 물론 제 생각과 다른 부분은 절충점을 찾아야 했어요. 너무 다 받아들이면 제 것을 잃어버릴 수 있잖아요. 중간 접점을 찾는 게 중요했죠.”
#TMI. 하현상 어머니의 최애곡은?
하현상의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OST는 ‘미스터 션샤인’ OST ‘바람이 되어’다. 하현상의 어머니는 김은숙 작가의 팬이라고 한다. 하현상은 “어머니께서 이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셨다”며 “드라마에 내가 부른 노래가 나왔을 때 무척 뿌듯해하셨다”고 말했다. 반면 하현상은 드라마에 자신이 부른 OST가 나올 때 굉장히 어색했다고. 하현상은 “도중에 내 노래가 나올 때면 손발이 오글오글했다”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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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는 2019년 방송된 JTBC ‘슈퍼밴드’ 출연 이후 하현상이 발매한 스페셜 싱글이다. ‘US’는 홀로 남겨진 겨울을 보내는 감정을 담은 노래다. 심플하고 세련된 피아노 위에 신예찬의 바이올린 선율, 하현상의 매력적인 음색까지 하나로 어우러진 팝 발라드 곡이다.
“그 당시 많이 들었던 음악이 팝이었어요. 스물한 살부터 스물두 살까지 팝을 많이 들었는데요. 피아노로 뚱땅거리면서 코드 4개로 쳐보다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발라드로 써보면 어떨까 싶어 만들게 됐어요. 겨울에 쓴 곡이었고요. 스물한 살에 쓰고, 스물두 살 때 발매했던 곡이에요. 세상에 나오기까지 1년 정도 걸렸죠.”
#TMI. ‘OST 작곡가’ 하현상
하현상은 드라마 OST 작곡도 많이 했다.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어비스’, ‘소녀의 세계2’,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등 다양한 드라마에 삽입된 OST를 작업했다.
“제 앨범과 호피폴라 앨범을 작업하면서 OST 작업도 병행했어요. 작업을 하던 중 만난 작곡가 형들이 있는데요. 나이브형, 제인스형이 대표적이죠. 지금도 저는 이 형들과 함께 작업하고 무대도 서요. 그중에서도 OST 작업을 함께 많이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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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은 밴드 호피폴라로 발매한 첫 싱글이다. 이 곡은 한 소년이 누군가를 잃어버리고, 버림받은 건지 실수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을 아일과 하현상이 서로 다른 시점에서 부른 곡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와 몽환적인 사운드로 곡이 펼쳐지고, 마침내 두 개의 시점이 하나로 모이며 호피폴라만의 그림을 그려나가듯 완성되는 곡이다.
“이 곡은 리더 아일형이 곡을 썼고 저는 편곡에만 참여했어요. 아일형만의 곡 스타일이 있더라고요. 저와 굉장히 잘 맞았어요.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무리 없이 불렀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여럿이서 함께 작업하는 건 이 앨범이 처음이었는데요. 혼자 하는 작업은 모든 걸 제 입맛대로 할 수 있지만, 여럿이서 하는 작업은 조율이 필요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제 머릿속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이 나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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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상은 곡을 쓸 땐 오후부터 새벽 혹은 아침 늦게까지 작업에 임하는 편이다. 보통 오후 4~5시에 출근해 아침 7시에 퇴근하는데, 곡이 써질 때까지 작업하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호피폴라 앨범을 작업할 땐 패턴이 조금 다르다. 아침부터 곡 작업을 하는 멤버들이 있어, 그 패턴에 맞춰야 한다고 한다. 하현상은 “호피폴라 멤버들은 바른 생활이 몸에 배어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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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투 스프링’은 호피폴라 이름으로 처음 발매한 미니앨범이다. 타이틀곡 ‘그거면 돼요’를 비롯해 ‘OPFERN’, ‘OUR SONG’, ‘ABOUT TIME’, ‘소랑’, ‘그거면돼요’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그거면 돼요’는 투보컬, 첼로, 피아노, 어쿠스틱기타로 이어지는 호피폴라 기본 악기 구성의 매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곡을 써서 멤버들에게 들려줬고, 멤버들과 상의해 함께 편곡하면서 만들었어요. 호피폴라 멤버들은 음악 결이 다 비슷한 편이에요.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이 비슷하죠. 그래서인지 음악색에 대한 힘듦은 없었던 것 같아요.”
#TMI. 음악 작업할 때 하루 일과는?
하현상은 앨범을 작업할 땐 집→작업실→집→작업실만 오간다고 한다. 오후 4시쯤 작업실에 출근해 아침 7시에 해가 뜨면 퇴근한다고. 작업실에 마침 옥상이 있어 그곳에서 헤드폰을 끼고 30~40분간 제자리를 빙빙 걸으면서 뭐가 부족했는지 복기하면서 작업을 이어간다고 한다. 하현상은 “아침에 퇴근하고, 다시 오후에 일어나자마자 출근하기를 반복한다”며 “일반인과는 정반대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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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엣지’는 하현상이 두 번째로 발매한 EP 앨범이다. 타이틀곡 ‘노스텔지아’(NOSTALGIA, Feat.로한)를 비롯해 ‘NOT OKAY’, ‘CLOSE’, ‘INTRO RISE’, ‘WITH YOU’, ‘A BOOK OF LOVE’ 등으로 구성됐다. 이 앨범은 ‘소년’과 ‘청년’, ‘나’와 ‘아티스트’ 사이 모서리의 끝, 그 길을 찾아가는 성장을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 ‘노스텔지아’는 이미 자라버렸지만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트렌디한 사운드가 무척 인상적이다.
“이 당시엔 협업을 많이 했어요. 제가 쓴 곡과 함께 다른 사람이 쓴 곡을 함께 담곤 했죠. 타이틀곡 ‘노스텔지아’는 래퍼 이로한이 피처링 해줬어요. 이전엔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었죠. 사운드적으로는 신스 사운드가 많이 들어갔는데요. 당시에 그런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신스나 EDM이요. 이때부턴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해서 곡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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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작업을 하지 않을 때 하현상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보통 누워있거나 게임을 한다고 했다. 게임은 주로 콘솔 게임을 선호한다고. 플레이스테이션처럼 혼자 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특히 축구 게임인 피파 시리즈를 엄청 좋아한다고. 더불어 온라인 게임도 좋아한다. 하현상은 “롤(LOL)도 해봤고, 오버워치도 해봤다”며 “이것저것 안 해본 게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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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8’은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빛을 건너 그날의 널 볼 수 있다면, 지금 너와 난 영원을 속삭였을까’ 등 시적인 노랫말이 눈길을 끈다.
“저는 늘 음악을 통해 과거를 얘기하곤 해요. 돌아가고 싶은 옛날을 얘기하곤 하죠. 당시에도 협업을 많이 했었는데요. 2집 때처럼 협업을 활발하게 했던 것 같아요. 과거 이야기는 일부러 쓰는 건 아니고요. 쓰다 보면 과거 이야기를 계속 다루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드는 생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2019년엔 페스티벌도 많았고, 가을 하늘 높은 한강에서 공연도 했는데… 그땐 그게 소중한지 몰랐어요.”
#TMI. 하현상의 플레이리스트는?
“델리스파이스 선배님의 노래를 참 좋아해요. 그리고 조용필 선생님의 노래도 자주 듣곤 하죠. 최근에는 조용필 선생님이 1992년에 발매하신 14집 앨범에 담긴 ‘추억에도 없는 이별’을 자주 듣곤 해요.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음악이고, 노랫말도 굉장히 좋아요. 아 참! 아이돌 노래도 자주 들어요. 오마이걸의 ‘돌핀’, 참 좋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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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 덴 데어 워즈 어스’(And Then There Was Us)는 호피폴라의 두 번째 미니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서정적이면서 에너지 넘치는 음악이 총 8곡 담겼다. 타이틀곡 ‘너의 바다’는 아름다운 선율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록 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가사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투 보컬, 첼로, 피아노, 기타라는 호피폴라만의 특별한 악기 구성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제 기억으론 이 앨범을 낼 때가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곡을 끊임없이 내다보니까 번아웃이 살짝 왔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앨범이에요. 지치지 말고 좀 더 열심히 했으면 결과물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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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영화’는 우리가 사는 현실이 갑작스레 바뀐 뒤 이제는 느낄 수 없어진 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몽환적인 패드 위에 심플하지만 강렬한 드럼과 베이스를 더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하현상은 직접 베이스와 기타 연주를 맡았다. 데이식스 영케이가 하현상과 함께 공동 작사가로 참여해 호흡을 맞췄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공연을 해도 함성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아쉬움이 크더라고요. 코로나 이전에 세상이 많이 그리웠을 때였고, 영화 자체를 본 것도 너무 오래된 때이기도 했고요. 그런 아쉬움의 감정을 담아 곡을 만들었어요. 영케이형에게 같이 작사를 부탁했고, 흔쾌히 승락해 줘 함께 작업을 했어요. 트랙 같은 경우는 패드를 써서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TMI. 허전함이 컸던 순간
하현상은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 음악 활동의 낙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2년간 공연 활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고, 그런 답답한 감정이 최근 작업한 곡에 많이 담겼다고 털어놨다.
“제가 축구를 정말 좋아해요. 축구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때 몇십만 관중이 둘러싸고 있잖아요. 제가 경기에 막 입장하는 축구 선수라면 정말 흥분되고 미친 듯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공연도 같아요. 관객들의 함성소리를 들을 때 감정이 벅차올라요. 그런데 지금은 함성소리를 듣기 힘든 상황이 됐죠.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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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얼터너티브 록 장르의 곡이다. 곧 사라질 순간에 대한 위로와 함께 공감의 서사를 밀도 있게 풀어낸 곡이다.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하현상의 새로운 음악색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곡을 만들 때 혼자 여행을 갔었어요. 그때 당시 들었던 생각은 ‘해볼 것 다 해보고 재밌게 활동할 때인데, 왜 이런 것들이 갑자기 중단됐는지’에 대한 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이죠. 그래서 음악으로나마 엄청 소리를 지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작업을 앞두고 답답한 마음을 안고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바다를 몇 시간 동안 보고 있기도 했고. 경포대에서 강릉역까지 5km 넘게 쭉 걸어오면서 쓴 노랫말을 곡으로 엮었어요. 소리를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많이 넣었던 것 같아요.”
#TMI. 하현상의 ‘나 혼자 여행’
하현상이 ‘불꽃놀이’ 발매 직전 떠난 강릉 여행은 생애 두 번째로 떠난 나 혼자 여행이었다고. 보통 사람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 재밌지만, 생각을 정리할 때는 혼자로 여행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하현상은 곡 작업 당시를 떠올리며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서 그냥 바다만 봤던 것 같다”며 “그때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그대로 음악에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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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브레이트’(Calibrate)는 악기에 저장된 세팅 값을 초기화하는 버튼의 이름을 의미한다. 하현상은 ‘Calibrate’란 의미처럼 처음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충실하게 음악에 담았다. 음악도 하현상의 의도대로 잘 담겼다. 전자음악 대신 베이스, 드럼 등을 모두 리얼 사운드로 담아냈다. 타이틀곡 ‘등대’는 귀를 사로잡는 기타 하모닉스 선율과 하현상만의 미성으로 완성한 모던 록 장르의 곡이다. 무심하게 부르는 듯한 하현상의 보컬이 백미다. ‘등대’ 외에도 ‘어떤이의편지’, ‘죽은새’, ‘하이웨이’, ‘파랑골목’, ‘데려가줘’ 등이 담겼다.
“앨범 작업을 위해 제주도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왔어요. 등대가 있는 애월 해변길을 걷고 또 걸었죠. 그렇게 탄생한 곡이 ‘등대’에요. 뭔가 ‘이런 말을 해야겠다’ 거창하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그저 담아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하이웨이’란 곡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드는 생각을 담은 노래에요. 이 앨범에 담긴 곡들이 다 그렇게 작업된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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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한순간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하현상이다. 잠시 뒤돌아보니 알게 모르게 지친 마음도 있었다고. 하현상은 “캘리브레이트는 악기에 들어있는 버튼의 이름인데, 쉽게 말하면 초기화를 뜻한다”며 “‘나를 초기화하는 마음으로, 캘리브레이트 하는 마음으로’라는 말에 꽂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하현상은 ‘온전히 내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물론 하현상은 지금까지 항상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하현상의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도 커져갔다고. 하현상은 “인간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본인의 의사결정을 마음대로 하지 못할 때 그렇다고 하더라”면서 “이번 앨범엔 오로지 내 생각을 담아낸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심지어 건반 한음까지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TMI. 하현상 자작곡이 무려 40곡
하현상이 데뷔 이후 지금까지 작업한 곡은 무려 40곡에 달한다. 하현상 본인 앨범은 물론 호피폴라 앨범, 각종 드라마 OST까지 합하면 40곡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하현상은 본인의 자작곡이 40곡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하현상은 “그렇게 많은 곡을 만든지 몰랐다”며 “500곡, 1000곡을 만들 때까지는 애송이(?)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현상은 자작곡을 두고 ‘자식 같다’고 표현했다. 한 곡, 한 곡 쓸 때마다 머리를 쥐어 짜가며 만들어서 그런지 자식과도 같다고 했다. 하현상은 “오랜 작업 끝에 만든 곡이 음원사이트에 발매되면 시원섭섭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노력한 게 끝났다는 느낌,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는 느낌이 공존해 다양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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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상은 “첫 저작권료가 들어왔을 때가 기억난다”며 “당시 사탕 하나 사 먹을 정도가 들어왔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현재는 당연히(?) 그보다 많은 저작권료가 들어온다고. 음악 저작권 수입은 주로 악기를 구매하는데 쓴다고 했다. 하현상은 최근 곡 작업을 위해 기타를 추가로 들이려고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하현상은 “이번엔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옛날 기타)를 데려오려고 한다”며 “소리는 무조건 좋아야 하고, 예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TMI. 곧 나올 첫 정규앨범
하현상은 올해는 정규 1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첫 정규앨범인 만큼 어떤 음악을 담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는 말과 함께.
“지금까지는 EP만 냈었는데, 올해는 정규앨범을 꼭 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가 정규앨범을 안 내봐서 잘 모르겠는데, 주변 이야기를 듣다 보면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엄청나게 힘든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탓에 작업을 마치고 우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아마 저도 정규앨범을 내고 나면 울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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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정말 맹목적으로 좋아해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만들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얘기하는 것과 같은 쓸쓸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제 음악을 즐겨주시고,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과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는 하현상이 되겠습니다.”(하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