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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희정 평론가는 “‘경이로운 소문’은 △캐스팅과 고증 △스토리 각색 △웹툰 속 빠른 호흡 및 사이다 전개 구현 삼박자를 모두 갖춘 케이스”라며 “제작자가 콘텐츠 확장과 원작 구현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보여주는 선례가 되겠지만, 원작 드라마들만 흥행하고 편성하려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영상 산업이 갖고 있던 순수 창작 기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방극장에서 웹툰 드라마 제작은 ‘독이 든 성배’처럼 여겨져 왔다. 원작의 인기로 마니아 시청층이 탄탄하고 영상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팬들의 반발에 부딪힐 우려도 높은 탓이다. 실제로 김고은, 박해진 주연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은 배우 캐스팅이 원작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송 전부터 원작 팬들의 보이콧에 직면했고, 지난해 드라마 ‘쌍갑포차’와 2018년 ‘계룡선녀전’은 웹툰 특유의 생동감 있는 호흡, 스토리텔링의 감동을 살려내지 못해 지루하다는 혹평 속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반면 ‘경이로운 소문’은 싱크로율 높은 캐스팅과 웹툰 실사화로 방송 시청 전부터 신뢰감을 끌어올렸다. 주연 배우들은 물론, 이들 손에 처단돼야 할 악귀를 연기한 배우들마저 웹툰 속 이목구비와 느낌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헤어스타일과 착장으로 살린 디테일, 만화 속 캐릭터들이 짓는 표정까지 복사한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했고 원작을 고스란히 구현한 섬세한 연출과 CG 효과로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웹툰 독자 김영훈(35)씨는 “카운터들의 힘이 발휘되는 ‘땅’의 기운을 불러모으는 장면이라든가, 인물들의 특수한 능력 등을 묘사하기 위한 CG 효과 및 액션이 많아서 고생했을 텐데도 ‘웹툰 실사화’란 단어가 아깝지 않게 잘 표현해냈다”며 “고증을 넘어 웹툰을 뚫고 샅샅이 파헤친 수준이라 원작까지 읽은 독자 입장에서 상당히 반가웠고 몰입도 잘 됐다”고 설명했다.
선을 넘지 않은 각색으로 원작과 다른 재해석의 묘미를 심어주는 점도 잊지 않았다. 앞서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는 빠른 전개와 수많은 볼거리로 천만 관객을 끌어모았지만 원작 웹툰의 캐릭터를 이름만 딴 채 완전히 다르게 각색해 ‘원작 파괴’, ‘해석 오류’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경이로운 소문’도 방송 전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주인공 소문이 어떻게 이승과 저승의 교차지점인 ‘융’이란 세계관과 엮여 최강의 카운터가 됐는지, 카운터 및 악귀들과 어떤 인연으로 얽혀 있는지 등 원작의 주요 설정과 대사들을 충실히 반영함으로써 이를 불식시켰다.
대신 캐릭터와 세계관이 붕괴되지 않는 선에서 지루함을 덜 인물 관계 서사와 위기의 에피소드들을 새롭게 추가했다. 예컨대 드라마에서 가모탁의 전 연인으로, 가모탁과 소문의 부모 사망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김정영(최윤영 분)은 원작에는 없었지만, 카운터들의 조력자이자 애틋한 러브라인 형성 캐릭터로 톡톡히 기여했다. 또 원작에선 소문이 감정을 조절 못해 카운터 자격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용서를 받은 반면, 지난 2일 방송에서 소문이 두 번 비슷한 실수를 저질러 결국 카운터 자격을 박탈당하는 장면을 추가해 긴장감을 높였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원작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어도 이야기 진행이 더디고 단조롭다는 반발로 흥행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며 “고증과 각색의 비중을 치밀히 계산한 덕에 웹툰 못지않게 빠르고 역동적인 호흡을 살려낼 수 있었다는 점 역시 ‘경이로운 소문’이 실사화에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