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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김민희만 웃었다.."'굿바이 솔로'가 터닝포인트"(인터뷰)

최은영 기자I 2014.06.12 08:00:00

아이 잃은 엄마 모경 역으로 모성 연기 도전

영화 ‘우는 남자’에서 모경 역을 맡은 배우 김민희가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영화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아저씨’ 이정범 감독과 ‘위험한 관계’ 장동건의 새 영화. 여기에 ‘화차’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민희가 가세했다.

‘우는 남자’는 지난 4일 개봉해 첫주 47만 관객을 동원했다. 같은 장르의 전작으로 628만 관객을 모은 감독의 전력과 주연배우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표다.

하지만 영화에서 하루아침에 어린 딸을 잃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여자 모경으로 분한 김민희에 대한 평가만큼은 이견이 없다. 호평 일색이다. 특히 어린 딸을 머나먼 타국에서 허망하게 보내고 아이의 생전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보며 오열하는 장면은 관객의 숨소리를 멎게 했다. 배우 김민희를 다시 보게 한 ‘화차’의 펜션 장면만큼이나 강렬했다. 붉은 피 없이도 어둡고 깊었다. 장동건도 이야기했듯 “‘화차’로 알에서 깨어난” 그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우는 남자’는 모든 연기가 힘들었지만,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는 특히 더했던 것 같아요. 감정이 너무 깊고 어둡고 아파서 말이죠. 지켜보는 감독님도 힘들어했어요. 누구도 제 곁으로 다가올 엄두를 내지 못했죠. 제가 감정을 놓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신 거예요.”

김민희는 “주변 사람들의 배려를 많이 받은 현장이었다”라고 영화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김민희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의외로 여겨졌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배우가 자식을 잃는, 극단의 모성 연기에 도전했다는 사실과 배우로서 절정의 순간 ‘우는 남자’의 여자로 자세를 낮춘 점이 그러하다. 김민희는 이 두 가지 의문 모두를 부정했다. “모성이라는 것이 꼭 엄마가 돼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니고, 모경은 주인공 킬러 곤(장동건 분)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래서 더 잘해내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희는 1999년 드라마 ‘학교2’로 데뷔했다. 20대 때에는 늘씬하고 젊고 상큼한 모델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다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를 통해 ‘여배우’로 재평가를 받았다. ‘화차’는 서른 살 김민희의 첫 작품이었다. 무엇이 그녀를 달라지게 했을까. 사람들은 그녀의 연기 인생을 ‘화차’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지어 말하지만, 김민희는 변곡점이 된 작품은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2006)라고 했다. 6년이나 시기가 앞선다.

“어릴 때 특별한 준비 없이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진로를 결정할 새도 없이 어떤 길로 들어서게 됐는데, 그렇다 보니 즐기질 못했죠. 많은 분이 (배우로 거듭난 게) 언제부터냐, 계기는 있었느냐 묻는데 시기적으로는 ‘굿바이 솔로’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배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마음을 바꾸니 노력하게 됐고, 조금씩 성장하는 게 보이니 연기가 재밌어졌죠. 그게 계기라면 계기랄까요?”

김민희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작으로 다시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그녀는 “요즘은 일하는 게 너무 좋다”며 “올해도, 내년에도 쉬지 않고 연기할 생각이다.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김민희는 분명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작품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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