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하얼빈의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4일까지 8일간 열전을 펼친다.
동계아시안게임은 1986년 일본 삿포로에서 1회 대회를 연 이래 이번 하얼빈 대회가 제9회째다. 하얼빈은 199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강원도에서 제4회 대회를 연 바 있다.
중국 하얼빈은 한국과 관계가 깊은 장소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조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지키기 위한 초대 조선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바로 하얼빈역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안중근 의사의 인생을 담은 영화 ‘하얼빈’이 개봉해 우리 국민들에게 더 친숙하다. 하얼빈역에는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2014년 문을 열어 지금도 운영 중이다.
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이다. 당초 동계 아시안게임은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최지 선정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까지 겹쳐 열리지 못했다. 앞서 2017년 삿포로 대회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카자흐스탄) 대회 후 개최국을 찾지 못하다 6년 만에 간신히 열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은 하얼빈이 단독 유치 신청했다. 2023년 7월에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됐고, 1년 7개월 여 준비 기간을 거쳤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氷雪同夢, 亞洲同心(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이다. 마스코트는 ‘빈빈(수컷)’과 ‘니니(암컷)’다. 2023년 9월 하얼빈시 동북호림원에서 태어난 새끼 시베리아호랑이 2마리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개회식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았던 샤샤오란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이번 대회는 동계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다인 34개국 약 1275명이 출전한다. 빙상,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산악스키 등 6개 종목, 11개 세부 종목에 총 64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동계스포츠와 거리가 먼 캄보디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동계 아시아게임에 참가한다.
대한민국은 총 222명(선수 148명, 경기 임원 52명, 본부 임원 22명) 선수단을 파견한다. 직전 삿포로 대회 때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로 종합 2위에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도 종합 2위가 목표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6개를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개, 알파인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 컬링에서 각각 1개씩 등 최소 11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단장을 맡은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은 “선수들이 많이 기다려온 동계 아시안게임인 만큼 갈고닦은 실력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동계 스포츠 투자를 많이 하면서 격전이 예상되지만, 종합 2위 수성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7일 열리는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이스하키 이총민(블루밍턴 바이슨스)과 컬링 김은지(경기도청)를 기수로 입장한다. 개막일인 7일부터 우리의 ‘메달밭’으로 여겨지는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진다.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는 8일부터다.
스피드스케이팅은 ‘新(신) 빙속 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과 남자 단거리 에이스 김준호(강원도청)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피겨스케이팅에선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남녀 싱글에서 일본의 간판스타 가기야마 유마, 사카모토 가오리와 금메달 경쟁을 펼친다.
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은 하얼빈에서 200㎞가량 떨어진 헤이룽장성 야부리 리조트에서 열린다. 2023년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선 최초로 우승한 ‘하프파이프 간판’ 이채운(수리고)이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2관왕에 도전한다.
우리 선수단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만큼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충만하다. 다만 개최국 중국의 텃세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영하 20도 안팎의 기온이 이어지는 하얼빈의 살벌한 혹한 역시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큰 변수로 꼽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후 겨울 국제종합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북한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피겨스케이팅에만 선수 3명을 파견한다. 삿포로 대회에서 피겨 페어 종목 동메달을 차지한 렴대옥은 새로운 파트너 한금철과 함께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