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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는 “저는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겠다는 마음 말고는 야망이나 욕심 같은 것이 없다”며 “매체 연기를 이제 시작해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한 걸음 한 걸음 ‘누가 되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으로 걷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연극 ‘꿈꾸는 식물’로 데뷔한 서재희는 다수 연극 무대를 통해 내공을 쌓고 매체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첫 드라마인 JTBC ‘런온’부터 성공적으로 마치며 드라마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출연한 드라마 알고있지만,‘ ’어느 날‘, ’공작도시‘, ’스물다섯 스물하나‘, ’재벌집 막내아들‘, ’기적의 형제‘, ’유괴의 날‘ 등에서 각각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무대에서도, TV 드라마에서도 연기력을 인정 받고 흥행이라는 결과까지 달성했지만 겸손한 모습이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선택을 하기 보다는 당하는 입장이 많다. 배우라고 부르는 것도, 나 스스로가 ’저 배우예요‘라고 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나를 ’배우‘라고 바라보고 불러줘야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그래서 ’이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안 하는 편이다. 생각한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생각한 대로 안된다고 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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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마니아층의 뜨거운 사랑을 받거나 대중적인 흥행을 하거나, 서재희의 출연작을 보면 그의 ’선구안‘이 놀라울 정도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묻자 “그냥 저와 인연이 닿는 작품”이라며 “다만 할 때는 타인의 것을 탐하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작품이 가장 소중한 작품이라고 믿고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그가 최근에 마친 작품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과 11살 천재 소녀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 이 드라마에서 서재희는 로희 아버지인 최진태 원장의 대학 동문이자 신경외과 병원장인 모은선 역을 맡아 출연했다. 모은선은 선역인지, 악역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등장할 때마다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특히 모은선은 원작보다 비중이 더 커지면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든 캐릭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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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는 “원작에 없는 부분이니까 뼈대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모은선이 로희 입장에서는 악역이지만, 또 나쁘게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됐는지 찾아야했는데, 그게 모성애였다”고 설명했다.
결혼, 출산 경험이 없는 서재희는 모성애를 느껴본 적이 없지만 모은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모성애를 체험했다. 그는 “별이를 봤는데 가슴이 뭉클해질 만큼 사랑스럽고, 이 아이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별이에게 고마웠다. 절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대본에 없는 내용을 상상하기도 했다. 서재희는 “최진태와 러브스토리가 있었을 거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둘이 UCLA를 같이 다닌 커플이었는데, 모은선은 집안이나 능력이 더 좋은 남자를 찾아 결혼을 한 거다. 그런데 나는 아픈 아이를 낳았고, 최진태는 천재를 낳았기 때문에 ’저 아이가 내 아이가 되었을 수도 있었어‘, ’저 아이가 내것이었어야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재미있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정도로 탄탄한 작품성과 완성도를 자랑한 ’유괴의 날‘. 엔딩 역시 ’용두용미‘라는 호평을 받았다. 모은선이 싱가포르에서 로희와 닮은 또 다른 천재 소녀를 만난 것. 이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쏠리기도 했다.
서재희는 “모은선이 죽지 않았으니 시즌2가 제작된다면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시즌2가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르지만 시즌2가 나온다면 모은선이 어떻게 할지가 나도 궁금한 부분”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