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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9승,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3승 등 프로 통산 15승을 거둔 베테랑 배상문(38)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벙커 샷을 할 때 가장 고쳐야 할 습관으로 ‘퍼올리기’를 꼽았다.
실제로 벙커에서 나도 모르게 상체를 들거나 왼팔을 굽혀 벙커에 그대로 공이 남아 있는 경험을 한 아마추어 골퍼들이 많을 것이다. 배상문은 “프로암 경기에서 동반 플레이한 아마추어 골퍼들을 보면 벙커에서 공을 퍼올리려고 한다. 그러다가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린 주변에서 벙커 샷을 할 때는 공을 직접 맞히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보통 그린 주변에 도사린 벙커는 페어웨이처럼 평평하지 않다. 키가 크고 공간은 작은 벙커가 대부분이다. 이때 일반 아이언, 웨지 샷을 하는 것처럼 스윙하다가 공이 벙커 턱을 맞고 다시 제자리로 내려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린 주변 벙커는 거리보다 정확도를 요구한다. 공을 직접 때리면 볼 스피드가 극대화돼 타깃을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예리하게 핀을 공략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공의 탄도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모래를 이용해야 한다.
배상문은 “저는 항상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벙커 샷은 모래를 폭발시킨다는 느낌으로, 공 뒤에 공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고 그 뒤를 자신 있게 내려치라고 조언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뒤땅을 친다는 생각으로 샷을 하면 벙커를 빠져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또 그는 “클럽 페이스를 많이 열고 임팩트 구간에서 가속해야 벙커에서 탈출할 정도로 공이 뜬다”고 강조했다. 클럽 헤드를 충분히 열어야 샌드웨지의 리딩에지 뒤 둥근 면인 바운스로 모래를 칠 수 있다. 바운스로 모래를 치면 공이 높이 뜨고 런도 적다.
모래를 자신 있게 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공만 살짝 떠내려 하다가 공의 머리를 치는 토핑샷을 하게 되고, 또 공이 홈런이 될까봐 스윙을 하다 말면 임팩트가 죽어버린다. 배상문은 임팩트 순간에 클럽 헤드를 모래 속에 빠르게 집어넣어야 공의 탄도가 충분히 나온다고 설명했다.
반면 깊지 않고 평평한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클럽 헤드를 적게 열고 모래가 아닌 공을 정확하게 때려야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낼 수 있다. 대신 그립은 평소보다 짧게 내려 잡고, 스윙 아크를 줄이는 걸 추천한다. 과도하게 스윙하면 몸의 균형과 축이 무너져 뒤땅, 토핑 등의 실수가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