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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빠르게 성장해 꾸준한 성적을 내왔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뒤 2002년 부산 대회에선 남자 써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남자 대표팀이 더블(2인조) 종목 은메달, 팀 이벤트 종목 동메달을 여자 대표팀이 더블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선 남자 대표팀이 더블과 레구(3인조), 팀 이벤트에서 모두 은메달을 획득했고 여자 대표팀은 레구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레구 동메달, 여자 팀 이벤트 은메달로 3개 대회 연속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세계선수권에서는 남자 쿼드(4인조) 2연패, 팀 이벤트 3위, 여자 레구 2위, 팀 이벤트 3위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남녀 대표팀 모두 인천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냈다. 당시 영광을 누렸던 임안수(35·고양시청)와 이진희(36·경남체육회)는 각각 남녀 대표팀의 주장으로 새역사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이번 항저우를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로 삼았다. 임안수는 “인천 대회 때 3개 종목 모두 결승에 오르고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게 아쉽다”며 “후배들의 기량도 출중하니 실패를 경험 삼아 마지막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 대회 때도 주장 완장을 찼던 이진희는 “지도자분들이나 선배들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욕심을 내선 안 된다’고 조언해 줬다”며 “화려한 마무리보다는 후배들을 믿고 내가 할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걸 즐겁게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나란히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두 선수는 대회 연기의 이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진희는 “팀 자체로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며 “다른 나라도 같은 상황이지만 우리가 더 강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안수도 “세대교체를 하며 어린 선수가 많았는데 1년 더 준비하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다른 나라는 이미 어느 정도 올라와 있던 선수들이라 격차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이 플라스틱과 고무 합성 재질로 만들어져서 기후 영향을 받는다”라며 “중국 기후가 우리나라와 비슷해 적응도 한결 수월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온 세팍타크로지만 여전히 국내 인지도는 낮다. 이전보다 나아졌으나 비인기 종목을 알리기 위해선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여전하다.
임안수는 “아무래도 결승 문턱을 넘어야 홍보나 중계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 부담이 조금 있긴 하다”면서도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훈련과 시합에만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진희는 “항상 세팍타크로가 어떤 운동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앞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에 더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서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어 ‘세팍’(발로 차다)과 태국어 ‘타크로’(차다)가 혼합돼 이름 붙은 것처럼 세팍타크로는 동남아시아 국가가 강세를 보인다. 한국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넘어야 한다.
임안수는 “우리의 강점은 똘똘 뭉치는 팀워크”라며 “리시브 안정감만 더해진다면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넘어야 최강 태국과 겨뤄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기술적인 면은 탄탄하기에 컨디션과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안수는 “해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결승 무대에 서고 싶다”며 “홍보가 많이 돼 응원해 주시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이진희는 “팀원 모두가 함께 메달을 걸 수 있는 팀 이벤트 종목 입상을 바란다”며 “기죽지 말고 모든 걸 쏟아부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에는 레구, 쿼드, 팀 이벤트에 남녀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9월 24일 남자 대표팀과 인도네시아의 팀 이벤트 경기를 시작으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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