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시우, 임성재..우승상금 30억원 '제5의 메이저' 우승 사냥

주영로 기자I 2021.03.11 06:00:00

137야드의 17번홀은 선수도 벌벌 떠는 '악마의 홀'
변화무쌍한 바람과 까다로운 홀 위치로 실수 연발
2003년 이후 평균타수 3.11타, 802개 물에 '풍덩'
김시우, 2017년 이후 4년만에 두 번째 우승 사냥
임성재 "우승하면 자부심 높아질 것..우승하고 싶다"

김시우.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우승상금만 30억원(270만달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의 우승상금이다.

11일 밤(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상금을 확정 발표하지 않은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US오픈, 디오픈)보다 많은 상금이 걸려 있다.

지난 대회 기준 디오픈 1075만달러, PGA 챔피언십 1100만달러, US오픈 1250만달러, 마스터스 1050만달러였다. 상금만 보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PGA 투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우승상금은 270만달러로 총상금 700만달러 안팎의 일반 대회 우승상금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 대회는 2011년 최경주(51), 2017년 김시우(26)가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김시우는 2017년 만 21세 10개월 17일의 나이로 우승, 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다. 김시우는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라운드부터 취소되는 바람에 두 번째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PGA 투어는 이 대회 2라운드부터 투어를 중단해 6월부터 다시 열었다. 김시우는 올해 시즌 2승과 통산 4승 그리고 4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 사냥에 나선다.

대회가 열리는 TPC소그래스의 17번홀은 ‘악마의 홀’로 불린다.

호수 가운데 그린이 있어 티샷이 자주 물에 빠지는 실수가 나온다. 거리는 137야드(라운드마다 길이 조정)로 길지 않지만,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그린을 둘러싼 호수가 압박을 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괴롭힌다.

2019년 대회에선 홀인원이 1개 나왔고 버디는 94개 기록됐다. 그러나 보기 31개에 더블보기 24개, 트리플보기 이상도 5개 나왔을 정도로 높은 평균타수를 기록했다. TPC소그래스에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집계한 17번홀의 평균타수는 3.11타이고 물에 빠진 공의 개수만 802개다.

라운드마다 홀의 위치가 바뀌는데 크게 5곳으로 나누어 깃대를 꽂는다. 그린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홀의 위치를 바꾼다. 홀이 그린 가운데 있을 때는 거의 없다.

홀의 위치에 따라 성적도 달라져 왼쪽 앞에 있을 땐 버디율이 2.18%, 오른쪽 앞에 있을 땐 16.1%였다. 반대로 홀이 오른쪽에 있을 때 공을 물에 더 많이 빠뜨렸다. 왼쪽 앞 또는 뒤에 있을 땐 16%와 15.1%였으나 홀이 오른쪽으로 가면 20.3%(앞), 21.2%(뒤)로 높아졌다.

하지만 TPC소그래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은 따로 있다. 파4로 길이가 471야드에 이르는 5번홀이다. 2019년 평균타수는 4.236타로 가장 높게 나왔다. 다음은 237야드의 파3홀인 8번홀(평균 3.224타)이다. 17번홀은 난도 순위에선 12위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와 함께 임성재(23), 안병훈(30), 강성훈(34), 이경훈(30) 등 5명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시우는 “코스에 나무도 많고 해저드와 벙커도 많지만, 나한테 잘 맞는다는 느낌도 들어 올 때마다 자신 있게 경기했다”며 “최근 우승으로 앞으로 닥쳐올 위기나 방해물을 이겨낼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해 아쉬움은 있었지만, 올해도 자신 있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9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해 컷 탈락했던 임성재는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자부심이 커질 것”이라며 “우승 경쟁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한 번은 우승 경쟁을 통해 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코스가 한국 선수들과 맞는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페어웨이가 좁고 벙커도 많아 티샷 정확도가 중요하다. 17번홀은 보기에 짧지만 핀 위치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데 욕심내지 않고 가운데로만 올리면 파는 할 수 있다”고 공략법을 밝혔다.

앞선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70야드가 넘는 괴력의 장타를 선보이며 통산 8승을 올린 브라이슨 디섐보와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2019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머스, 잰더 쇼플리, 조던 스피스,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존람(스페인) 등 PGA 투어 강자들이 대거 출동한다.

브룩스 켑카(미국)는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TPC소그래스 17번홀 그린 전경과 라운드 별 홀의 위치. (그래픽=PGA 투어 홈페이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