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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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운이 참 좋았죠. ‘돈꽃’ 이어 ‘백일의 낭군님’까지, 좋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잘 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어요.”
당찬 얼굴이었다. 폭염에 산모를 연기하느라 땀을 한껏 흘렸다는 그는 “언제 그런 화려한 한복을 입어보겠느냐 싶었다”고 활짝 웃었다. 작은 얼굴을 꽉 채운 이목구비와 가녀린 몸매, 경국지색이란 극중 캐릭터 설명이 잘 어울리는 미소였다. 지난달 30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속 세자빈 김소혜 역을 맡은 한소희였다.
‘백일의 낭군님’은 기억을 잃은 왕세자가 궁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골 마을에서 보낸 100일 동안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사극이다. 김소혜는 왕세자 이율(도경수 분)의 세자빈이지만, 함께 자란 무연(김재영 분)의 아이를 품는다. 드라마의 갈등 요소를 제공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여갔다. 그는 자신의 배역이란 점에서 “세자빈은 권력을 탐한 좌상 김차언의 희생양”이라고 두둔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보면 ‘음탕녀’”라고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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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의 매력은 캐릭터 하나하나 서사가 살아있다는 점이잖아요. 김소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김차언에겐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지만, 김소혜는 원치 않는 방식이었어요.”
키(key)를 쥔 역할에 대한 부담은 컸지만 감정선은 어렵지 않았다. 후반부에 이르러 김소혜의 정인(情人)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전까지 시청자들은 각종 추리를 하며 ‘아이 아빠 찾기’를 했다. 한소희와 김재영은 일찌감치 알고 있다고 한다. 미리 귀띔해준 노지설 작가 덕분이었다. 노 작가는 김소혜 캐릭터를 구상할 당시 들었던 가야금 곡 ‘무엇이 되어’도 일러줬다. 그는 “그렇게 감정이 쌓이니까 15회 오열신에서 저절로 눈물이 차오르더라”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또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 20대의 활기찬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사전촬영으로 일찌감치 촬영을 마쳐 방영 기간 여유가 있었고, 덕분에 가까워질 기회가 생겼다고.
“다 함께 엑소 콘서트를 갔다가 충격 받았어요. 연기할 때 (도)경수 선배님과 아이돌 멤버로서 무대를 장악하는 엑소 디오는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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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년차인 그는 성실히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고 있다. 4년 전 울산에서 다짜고짜 상경했다. 카페, 옷가게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우연히 광고에 출연했다. 연기에 대한 꿈을 키운 계기였다. 지난해 생애 처음 본 드라마 오디션 SBS ‘다시 만난 세계’는 데뷔작이 됐다. 이후 MBC ‘돈꽃’으로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더니 이번 ‘백일의 낭군님’으로 확실히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그만큼 욕심도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알아봐 주는 분들이 조금씩 늘면서 책임감이 생겼죠. 대중의 공감이 중요한 직업이잖아요.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 더 올바르게 살아야겠다…. 그런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씩씩한 말투에서 강인함이 묻어났다. 캐릭터와 닮았다는 말에 “원하는 목표가 뚜렷할 때 물불 가리지 않는 건 똑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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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솔직한 편이에요. 그걸 중심으로 살아가는 성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와 같은 상황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을 거예요. 원치 않는 결혼은 어떻게든 하지 않았을 거니까요.”
한소희의 다음도 궁금해졌다. 그는 “‘돈꽃’에 이어 이번에도 목을 졸렸다. 다음엔 사랑 받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회신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보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세자빈 자리가 좋더라고요. 하하. ‘백일의 낭군님’은 저에게 과분하고 또 고마운 작품이에요. 배우란 직업이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게 해준 작품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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