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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택 ‘지도자 열전’ 팬들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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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기자I 2009.04.28 07: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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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제공] KCC 허재 감독(44)은 지난 주말 동부 강동희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느라 여념이 없는 허 감독이지만, 전창진 감독이 부산 KTF로 옮겨가면서 생긴 동부의 새 사령탑에 중앙대 후배인 강 코치(86학번)가 내정됐다는 기쁜 소식에 잠시 짬을 냈다. 허 감독(84학번)은 축하인사와 함께 “너도 이제 힘든 길로 접어들었다. 선수, 코치 시절보다 더 많이 희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중앙대와 기아자동차를 아마추어 농구의 최고봉으로 이끌었던 허재와 강동희가 감독으로 나란히 프로코트의 중심에 섰다. 허 감독이 2005년 이후 4시즌째 전주 KCC 감독을 맡아온데 이어 강동희 코치는 27일 동부 감독에 취임했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로도 두 시즌간 기아에서 함께 뛴 허재-강동희간 선후배 대결은 프로농구 다음 시즌의 볼거리로 충분하다.

여기에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해졌다. 최근 대구 오리온스 코치로 선임된 김유택 코치(46·83학번)까지 더하면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허동택 트리오’가 프로농구 코트 전면에서 지도자로 경쟁을 벌이게 됐다는 사실이다.

허재-강동희-김유택이 이끈 돌풍은 한국농구사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양분했던 대학농구의 판세를 깨고 중앙대 시대를 연 게 첫 번째. 이들은 대학졸업후 실업농구로 넘어와 현대와 삼성의 양강체제를 무너뜨리고 기아자동차를 ‘농구왕국’으로 건설했다.

허재에 이어 강동희의 감독 취임은 중앙대 인맥의 본격적인 프로지도자 시대가 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 고려대와 연세대, 현대와 삼성 시대를 깨트린 이들이 바야흐로 중앙대-기아 인맥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는 점이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선 지금껏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 지도자들이 주류를 형성했다. 김영기 전 KBL 총재, 김인건 전 KBL 전무, 최종규 전 삼보감독 등 프로농구 출범 주역이 대부분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이었다. 지도자들도 두 학교 출신들이 양분하다시피하며 프로농구 10여년을 끌어왔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이 아닌 감독으로 프로농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지도자는 최인선(전 기아·중앙대), 최명룡(전 나래, 동양·한양대), 김태환(전 LG, SK·동대문상고), 안준호(삼성·경희대) 등 겨우 손에 꼽을 정도다.

허재, 강동희에 이어 김유택, 김영만(국민은행 코치), 김승기(KTF), 장일(동부 스카우트) 등도 향후의 유력한 감독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프로농구의 지도자 기상도에도 중대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강동희 감독은 2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시절 손발을 맞췄던 선후배들이 지도자로서 맞대결을 벌이는 구도를 오래전부터 생각했었다”면서 “코트 밖의 우정은 그대로 이어가고, 코트 안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유택 코치는 “허동택 트리오의 지도자 대결이란 말에 가슴이 설레고, 우리 모두 새 출발선에 선 만큼 과거의 명성에 걸맞은 멋진 농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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