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박수를 받는다고 반드시 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2006년 칸국제영화제에서 22분 기립박수를 받은 ‘판의 미로’는 황금종려상을 놓쳤다. 반면 2023년 베니스에서 10분 남짓 기립박수를 받은 ‘가여운 것들’은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기립박수는 수상과 직접적 관련은 없고 주로 거장에 대한 예우”라며 “다만 화제를 모으면 흥행에 간접적으로 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문화가 점차 퍼포먼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이 두 손 모아 감사 인사를 하거나 배우가 눈물을 보이는 순간, 관객은 쉽게 자리에 앉지 못한다. 박수는 작품의 완성도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 스타 파워, 현장의 분위기까지 함께 반영한다. ‘어쩔수가없다’의 9분은 박 감독의 국제적 위상과 작품의 울림이 만들어낸 순간이었다면, 가자지구 비극을 다룬 영화 ‘힌드 라잡의 목소리’를 향한 23분은 현실의 비극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마음이 폭발한 결과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맥락’이다. 몇 분을 받았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는가다. 영화제의 기립박수는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무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