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스타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살아났다. 계획과 달리 하루 동안 연습하지 못한 선수들도 바쁘게 움직이며 마스터스 개막을 준비했다. 임성재와 안병훈는 오전 일찍 드라이빙 레인지에 나와 샷을 하며 점검을 시작했다. 안병훈은 교포 선수 마이클 김과 오전 9시 30분에 10번홀로 나가 코스를 돌았다. 지난해 컷 탈락해 올해는 톱10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한 임성재는 30분 뒤인 10시에 홀로 두 번째 연습라운드를 시작했다.
코스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샵은 문이 열리자마자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거스타의 문은 오전 7시부터 열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샵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9시께는 대기줄이 90분 이상으로 늘었다.
마스터스 현장에서만 판매하는 모자와 옷은 늘 인기 품목이다. 쇼핑을 끝내고 나온 골프팬들의 양손에는 큼지막한 가방을 몇 보따리 들고 나오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놈(gnome)’은 올해도 인기 아이템이다. ‘땅속 요정’으로 불리는 ‘놈’ 인형은 마당이나 문 앞에 두면 액운을 막아준다는 뜻이 있어 미국 골프팬들에겐 인기가 높다. 이를 구하기 위해선 ‘오픈런’에 가까운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한정판으로 판매하기에 ‘놈’을 차지하려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2016년부터는 해마다 다른 복장과 콘셉트의 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손에 마스터스의 먹거리 중 하나인 복숭아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다. 이날 놈을 구매한 골프팬은 “오전 6시부터 나와서 줄을 서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골프팬은 2개를 구매하고 나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프로샵을 빠져나왔다.
코스와 드라이빙 레인지에 설치된 관중석도 자리싸움이 시작됐다. 선수의 연습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의 좌석은 9시가 되기 전에 꽉 찼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주변에는 간이 의자로 가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스터스는 정해진 관중석 이외의 공간에는 팬이 앉아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다. 팬들은 프로샵에서 판매하는 간이의자를 구매해 이름표를 달아 이곳에 둔다. 그렇게 하면 하루 동안 자신만이 앉을 지정 좌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마스터스의 오래된 전통이다. 조용했던 오거스타가 화창한 날씨가 시작되면서 제89회 마스터스의 분위기도 제대로 달아올랐다.
마스터스는 오는 10일부터 개막한다.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대회 2연패와 함께 마스터스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1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