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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내세울 만한 경력이라고 해봐야 올해 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 고등부에서 2위에 오른 게 전부였기에 얼떨떨하다. 그는 “내년까지 아마추어로 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규투어 풀 시드를 따낸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때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수도 시드전에서 떨어지는 게 골프의 세계다. 국가대표는 커녕 상비군에도 들어본 적 없었던 하다인은 소위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드라이버 샷이 좌우로 난사되면서 2년 가까이 애를 먹었다. 당연히 성적도 꾸준하지 못했다. 대한골프협회 시드를 유지하는 정도는 됐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성과를 낸 건 달라진 마음가짐 때문이다. 하다인은 불안감이 심하고 걱정이 많아 실전에서 가진 기량을 모두 내보이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심리 치료, 멘털 수업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그러다 책에서 ‘편도체 안정화를 위해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글귀를 읽었다. 편도체는 위기·위협 상황에 대응하는 본능적인 역할을 하는 뇌 부위로, 몸을 긴장상태로 만든다. 이 같은 편도체 과활성화를 안정화하기 위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하다인은 속는 셈 치고 매 경기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치렀다. 예를 들어 1m 버디 퍼트에 실패하는 큰 실수를 해도 파를 기록한 것에 감사하고 다음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는 “그렇게 경기하다 보니 거짓말 같이 불안감이 사라지고 차분해졌다”고 돌아봤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하다인은 어느 종목이든 상관없이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한 골프에서도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청소년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그는 아마추어로는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는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다인은 다음달 29일 베트남 하노이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벌써 전지훈련에서 보완할 5가지를 정했다. 골프 리듬과 템포 등 일관성 키우기, 100m 이내 웨지 샷 정확도 높이기,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 보완, 자신있는 구질 구사, 정확한 퍼트 루틴 만들기다. 그는 “프로가 됐고 정규투어에 입성하는 만큼 정말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본인에 대해선 ‘나와의 싸움을 즐거워하는 선수’라고 했다. 정규투어 첫해 목표는 상위 24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것이다. 하다인은 “행복하게 골프 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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