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 금메달 5개 목표 세웠으나 나흘 만에 달성
양궁 건재한 가운데 사격이 만점 이상의 활약 펼쳐
양궁·펜싱과 배드민턴·태권도·근대5종 등에서 추가 메달 기대
기존 목표 2배 이상인 두자릿 수 금메달 사냥도 기대
|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남수현(오른쪽부터), 임시현,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손가락과 금메달로 숫자 10을 만들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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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대회 초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벌써 목표치를 채웠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금메달 목표 개수는 5개였다. 대한체육회는 양궁에서 3개, 펜싱에서 2개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종합 순위 역시 15위를 목표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의 저력은 더 대단했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기준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개회식이 열린 27일 이후 나흘 만에 이미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건 펜싱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이었다. 오상욱은 28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음에도 8강에서 탈락한 한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오상욱이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를 상대로 경기를 하던 중 득점하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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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의 전망대로 효자 종목 양궁도 현재까지 2개의 금메달에 명중했다. 임시현(21·한국체대),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이 나선 양궁 여자 대표팀은 29일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오직 시상대 제일 윗자리에만 서며 10연패의 위업을 썼다.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태극기가 밑으로 내려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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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여자 대표팀의 금빛 기운을 남자 대표팀도 이어갔다. 김우진(32·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시청), 이우석(27·코오롱)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30일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5번째 금메달이다.
남자 대표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올림픽 남자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또 양궁 남녀 단체전 3연패도 이뤘다.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우승한 오예진이 시상식에서 목에 건 금메달을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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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체육회의 예상이었다면 사격은 초반 분위기를 이끈 일등 공신이다.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이 은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분위기를 탄 한국 사격은 연달아 금빛 총성을 울렸다. 오예진(19·IBK 기업은행)은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김예지(32·임실군청)와 경쟁해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다음날에는 반효진(17·대구체고)이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명중했다.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 시상식에서 반효진이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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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은 현재까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선전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은 한국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역사도 썼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양정모(71)가 첫 금메달을 따낸 뒤 48년 만에 쌓인 금자탑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금메달 획득 종목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사격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가 나왔다”라며 “선수촌 내에서 선수단 사기가 크게 올랐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상욱과 양궁 대표팀 활약에도 박수를 보내며 “덕분에 목표치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 선수가 28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예선 불가리아의 칼로야나 날반토바 선수와의 경기를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한 후 포즈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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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미디어데이에서 성승민(왼쪽)과 전웅태가 승마 훈련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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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후 나흘 만에 목표치를 채운 한국 선수단은 추가 금메달 사냥을 자신한다. 양궁 남녀 개인전과 혼성전이 남았고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한다. 여기에 배드민턴과 국기인 태권도,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근대5종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남은 종목에서 순항한다면 대회 전 목표였던 5개의 두 배가 넘는 두자릿수 금메달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대회는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로 13개를 품었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에 그쳤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6개) 이후 금메달 수가 가장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