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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간판 박민지(25)는 2년 만에 출전한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 코스 컨디션에 깜짝 놀랐다. 가장 놀란 부분은 러프다.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은 페어웨이도 넓고 러프가 길지 않아 티샷을 마음껏 때리기 좋다’는 선수들의 예상을 완전히 깰 정도로 러프를 길렀기 때문이다.
코스 난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은 4가지가 있다. 러프를 기르거나 페어웨이 폭을 좁히거나, 그린 경도를 딱딱하게 하거나 스피드를 높이는 방법이다.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은 종전 55mm였던 최대 러프 길이를 70mm까지 길러 변별력을 확보했다.
KLPGA 경기위원회는 3일 “그린이 부드러운 편이어서 페어웨이에서 친 볼은 그린에 바로 서지만, 러프에서 친 공은 그린에 올라와도 런이 발생해(공이 서지 않고 계속 굴러가는 현상) 정확한 샷을 구사하기 어렵다. 정확도 높은 샷을 한 선수에게 보상을 주는 세팅”이라고 설명했다.
70mm는 KLPGA 투어 대회 중에서도 가장 긴 러프에 속한다. 깊은 러프로 악명 높은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 러프가 올해 70mm였다. 지난해의 100mm보다 짧은 길이였지만 선수들은 올해도 러프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런데 이번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예상보다 훨씬 긴 러프에 많은 선수가 깜짝 놀랐다.
이날 최종 우승을 차지한 서연정(28)은 “한화 클래식보다 깊은 러프들이 수두룩했다”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박민지는 “프로암 때 1번홀 깊은 러프에 공이 빠져서 애를 먹었다. 러프에 빠지면 대부분 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꽤 깊었다. 그동안 KG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하면서 이 정도로 러프가 긴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통산 5승의 이소미(24) 역시 “작년보다 러프를 많이 길러 코스에 변별력을 줬다”며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는 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 레이업을 하게 된다. 자칫 2타까지 손해를 볼 수 있는 세팅”이라고 설명했다.
깊은 러프 때문에 티샷이 까다로워졌지만 그럼에도 963개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버디가 터진 까닭은 그린 덕분이다. 선수들은 그린 상태가 좋아서 원하는 대로 퍼트 스트로크를 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 4위에 오른 박민지는 “그린 결이 깨끗해서 퍼트 라인을 본대로, 친대로 공이 잘 갔다”며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 튀지 않아서 공이 도망갈 일이 없었다. 잘 친 샷은 보상받을 수 있는 그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KLPGA 경기위원회는 “골프장 측에서 그린 관리에 정성을 들인 것으로 안다. 그린 경도 측정값은 460으로 무른 편이었지만 잔디 밀도를 높여 관리했고, 그 결과 많은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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