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 결과 발표
클린스만·홍명보 선임 과정 모두 규정·절차 위반
"스스로 잘못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 부여"
"축구협회 관계자, 다른 감사 사항과도 관련"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불인정 의견 제시
|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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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는 2일 오전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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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자정 능력을 강조했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의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29일부터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감독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의 감사 대상은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이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했다고 판단했다. 2차 면접에서는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진행했고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했다고 말했다.
|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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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 감독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감독 내정·발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도 형식적이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축구협회가 내놨던 보도자료 일부 내용에서 거짓이 드러나자 말을 바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감사 결과 지적 사항에 대해 불인정 의견을 제시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사항을 제외하고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문체부에 보냈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내부 절차에 하자가 발생했고 국민의 비판 여론이 크기게 묵과하긴 어렵다”라면서도 “축구협회의 독립성도 존중받아야 하기에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 공정 관점에서 판단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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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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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 선임이 법적으로 무효화 될 수 있냐는 물음에는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으나 그렇다고 해서 계약이 무효하고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국민 여론과 공정, 상식에 부합하게 절차적 흠을 바로 잡으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후 문체부는 시정 방안에 대해 재차 설명했다. 문체부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위반이 있고 시정의 필요가 있다면서도 “축구협회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성이 있기에 구체적인 조치를 정해 요구하는 것보다 축구협회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구협회가 시정할지 그대로 둘 것인지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다”라며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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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의 시정 여부에 따라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일반적으로 피감기관은 개선 조치를 마련해 문체부에 보고하는 절차로 진행된다며 “만약 축구협회가 시정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이날 축구협회에 대한 구체적인 처분을 밝히지 않았다. 문체부는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감독 선임 건뿐만 아니라 다른 감사 사항과도 관련돼 있다며 “10월 말 최종 발표 때 종합해 문책 요구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