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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은 실물 음반 등 전통적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얼마나 많은 앨범을 판매했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구조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데뷔 5년 만에 빌보드200 1위를 달성했다. 2015년 발매한 ‘화양연화 pt.2’로 빌보드200 차트에 첫 진입했던 방탄소년단은 미국 내 팬덤을 서서히 확장한 결과 3년 만에 빌보드200 정상에 우뚝 섰다. K팝 여성 가수 중에는 그룹 블랙핑크가 2022년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로 데뷔 6년 만에 빌보드200 정상을 밟았다.
이 기록을 대폭 단축시킨 주인공은 그룹 뉴진스다. 뉴진스는 EP 2집 ‘겟 업’으로 데뷔 1년 만에 빌보드200 정상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보다 4년을 앞당겼다. 블랙핑크보다는 5년 빨리 정상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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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대중적인 인기를 가늠하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도 K팝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핫100은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 및 스트리밍 실적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앨범 판매량에 비례하는 빌보드200 차트와 달리, 핫100은 미국 내에서 실제로 음악이 많이 소비돼야 한다는 점에서 비영어곡을 발표하는 K팝 가수에겐 핸디캡이 많다. K팝 보이그룹 중에서 핫100 차트인에 성공한 그룹이 방탄소년단과 스트레이 키즈뿐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타이틀곡 ‘DNA’로 핫100 차트에 첫 진입(67위)했다. 데뷔 51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영어곡을 발표하며 미국 대중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다이너마이트’로 첫 1위를 차지한 뒤 무려 8곡의 핫100 1위 곡을 탄생시켰다.
방탄소년단 이후로 K팝 가수들의 핫100 진입 주기가 짧아지는 추세다. 블랙핑크와 르세라핌은 데뷔 22개월 만에 핫100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뉴진스는 ‘디토’로 데뷔 5개월 만에,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로 데뷔 4개월 만에 차트인했다. K팝 최단 핫100 입성 기록은 아일릿이 갖고 있다. 아일릿은 데뷔곡 ‘마그네틱’으로 데뷔 1개월 만에 핫100 차트인에 성공(91위)했다. K팝 기획사 한 관계자는 “최근 음원 재생 속도를 130~150%가량 빠르게 조정한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이 틱톡, 릴스 등 숏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일릿의 ‘마그네틱’도 스페드 업 버전 음원이 인기를 끌면서 데뷔 한 달 만에 핫100 차트인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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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K팝이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주류 음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지난해 K팝을 스트리밍한 횟수는 역대 최다인 5억8000만건으로 집계됐다. 음악시장 조사업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상위 1만 곡의 언어를 분석한 결과 한국어 노래가 스페인어 노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된 비영어 음악으로 조사됐다. K팝 기획사 한 관계자는 “이제는 K팝이 특정 팬덤만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미국에선 이미 K팝을 하나의 장르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K팝 시스템으로 제작된 글로벌 아이돌이 ‘제2의 K팝 부흥기’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가 리버블릭 레코드와 제작한 글로벌 걸그룹 비춰(VCHA), 하이브가 제작하는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영국 엔터테인먼트사 문앤백과 합작해 만드는 신인 보이그룹이 부흥기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평론가는 “체계적인 K팝 시스템을 통해 제작되고, 데뷔 직전 팬덤을 구축한 상태로 활동에 나서면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더 막강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