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남태현·서민재 이어 구속 면했지만…풀어야 할 숙제[스타in 포커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프로포폴과 코카인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마약 상습 투약 혐의 및 증거 인멸 의혹으로 구속 기로에 서 있던 배우 유아인이 법원의 판단으로 겨우 구속을 면했다. 하지만 귀갓길에 시민이 던진 페트병에 맞는 수모를 겪는 등 대중의 여론은 싸늘하다. 유아인은 그동안 경찰이 ‘비공개 소환’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조사 과정에서 유례 없는 출석 거부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구속 위기에 놓이자 혐의 일부를 인정하는 등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속은 면했지만, 증거 인멸 의혹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그의 혐의 향방이 어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늦은 오후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입건된 유아인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판사는 “범행 관련 증거가 이미 상당수 확보됐고 피의자가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기각 취지를 설명했다. 또 유아인이 대마 흡연을 반성한 점,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의 경우 다툼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점, 주거지가 일정하고 동종 범행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도 부연했다. 공범으로 지목돼 유아인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미술작가 최모 씨의 구속영장도 같은 사유로 기각했다.

이날 오후 11시 39분쯤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풀려난 유아인은 취재진에게 “법원이 내려주신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코카인 투약 혐의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사실을 말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 증거 인멸 의혹 역시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아인은 귀갓길에 한 남성이 던진 커피가 든 페트병에 맞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사실 유아인의 구속 영장 기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앞서 마약 투약 혐의를 받았던 가수 남태현과 ‘하트시그널3’ 출연자 서민재가 지난 18일 같은 이유로 구속 영장이 기각된 바 있기 때문이다.

경찰 역시 수사 초기에는 유아인이 초범인 점, 신분이 노출된 공인인 점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 신청까지 검토하진 않았다. 하지만 ‘비공개 소환’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두 차례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출석을 미룬 점, 조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 정황이 있었음을 판단해 구속 영장을 신청을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JTBC는 24일 마약 투약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려는 경찰에게 유아인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유아인이 마약 투약 단서가 발견된 실제 거주지를 숨겼다는 의혹이다. 경찰이 유아인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도 이 점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범의 해외 도피를 도우려 했다는 의혹 역시 제기된다. 반면 유아인은 영장실질심사 전후 취재진에게 증거 인멸 등 해당 의혹들만큼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아인이 초범에 단순 투약 혐의인 만큼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필로폰 구매 및 투약 혐의를 받았던 작곡가 출신 방송인 돈스파이크는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지만,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이 불복하고 항소해 내달 15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도 2019년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초범에 반성하고 있고, 재활 의지가 높다는 점을 피력하면 단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법조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대중 일각에선 최근 ‘마약 실태’가 심각해지고 있고, 연예인 마약 사건들이 잇달아 등장하는 상황에 법원이 연예인에 지나치게 관대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인다.

한편 유아인은 프로포폴 및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마약류 5종을 상습 투약 혐의로 입건돼 연예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수사 초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의뢰로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입건됐지만 조사 과정에서 코카인, 대마, 케타민, 졸피뎀 등 5종으로 투약 약물이 늘어났다.

경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유아인은 “혐의에 대한 것은 상당 부분 인정한다”며 “마약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대중의 여론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감형을 받기 위해 태세 전환을 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구속 위기를 벗어난 그의 향후 조사 과정은 어떨지, 얼어버린 대중의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