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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서울 풀만에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연맹이 올해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신설했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올해를 시작으로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선수 부문 3세대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 불렸던 그는 1992년 일화천마(현 성남FC)에서 데뷔한 뒤 신인상을 받았다. 이듬해인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일화의 핵심 미드필더로 리그 3연패에 힘을 보탰다. 1995년에는 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또 한 번의 리그 3연패를 이뤄냈다. 신 감독은 2004년까지 401경기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그가 가진 K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 최다 수상(9회)의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대기록이다.
이날 트로피 및 헌액 증서 수여에 앞서 신 감독의 아들인 신재원(25·성남), 신재혁(22·안산그리너스) 형제가 추천사를 낭독했다.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들은 “K리그의 일원으로 초대 헌액자에 존경하는 축구인이자 아버지를 추천하게 돼 영광”이라며 “프로가 되고 나니 아버지께서 걸어오신 길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 못지않은 입담도 뽐냈다. 신재혁은 “두 차례 리그 3연패와 베스트 일레븐 9회 선정은 누구도 깨기 어려운 기록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통산 100번째 골은 필드골로 넣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페널티킥을 차지 않으셨다”며 “나중에 후회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난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꼭 차겠다”라고 말했다.
신재원은 “올 시즌 성남에서 결승골을 넣고 나서 팬들이 아버지 응원가에 내 이름을 넣고 불러줬다”며 특별한 기억을 꺼냈다. 그는 “실력에 비해 아버지의 세리머니는 소박했던 거 같다”며 “따라 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세리머니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행사 후 만난 신재원, 신재혁에게 인상 깊었던 추천사 배경을 물었다. 신재원은 “연맹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했고 잘 정리해 주셨다”며 공을 돌렸다.
아버지를 따라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들에게 명예의 전당 입성 성과는 피부로 와닿았다. 신재혁은 “매해 선수를 하며 아버지의 대단함을 느껴왔다”며 “이번 헌액식을 통해 다시 한번 아버지의 대단함을 깨달았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