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효은 기자]미국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CAT)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서 29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투자자들은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추가적인 성장 전망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36분 기준 캐터필러의 주가는 전일대비 9.55% 하락한 645.26달러에 거래 중이다.
캐터필러의 3분기 매출은 207억 달러로 전년 동기 176억 달러 대비 약 18%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7.2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5달러를 크게 웃돌았으며, 시장 예상치인 7.06달러도 상회했다. 다만 매출은 월가 예상치인 208억 달러에 소폭 못 미쳤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20.6%로 시장 예상치를 약 1%포인트 웃돌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3%포인트 상승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는 전력·에너지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해당 부문의 3분기 매출은 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광업과 건설 부문 매출도 각각 15%, 18% 늘어나며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주잔고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781억 달러로 전 분기 말 721억 달러보다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2억 달러 확대됐다. 특히 대형 가스엔진을 중심으로 견조한 주문이 이어지면서 일부 제품의 납기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의 실망은 연간 실적 전망에 집중됐다. 캐터필러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연간 가이던스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지만, 이번에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번스타인의 채드 딜러드 애널리스트는 캐터필러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가이던스 상향’ 행진이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3분기 실적에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 환급 혜택 1억2,800만 달러가 반영됐다. 일회성 환급 효과를 제외한 실질적인 수익성과 향후 비용 부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관세 조치에 따른 비용 압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캐터필러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수요는 견조하지만, AI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하이퍼스케일러의 신용 위험, 고금리 환경 등이 중장기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아진 주가 밸류에이션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캐터필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6월 말 약 39배에서 최근 22배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AI 관련 성장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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