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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곧 코스피
블룸버그가 첫 번째로 꼽은 원인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두 종목의 압도적 비중이다. 두 회사는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며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AI 랠리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두 종목의 코스피 내 비중은 50%를 넘어섰고, 계열사까지 더하면 비중은 더 커진다.
그 결과 코스피 추종 펀드는 사실상 ‘AI 베팅’ 상품이 됐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에도 전체 831개 구성 종목 중 650개 이상은 오히려 하락했다.
문제는 AI 산업이 아직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관련 종목 주가는 투자심리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다. 실제로 메타 등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 우려와 실망스러운 실적이 겹치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7월 말 단 사흘 만에 시가총액의 27%가 증발했다가 이후 하루 상한가인 30%까지 폭등하며 코스피를 사상 최대 폭인 18% 끌어올렸다. 일부 종목의 등락이 지수를 뒤흔드는 구조인 셈이다.
‘개미’까지 뛰어든 레버리지 ETF
두 번째 요인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급성장이다. 파생상품과 부채로 기초지수·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통상 2배로 증폭시키는 이 상품은 대부분 국가에서 전문투자자의 영역이지만, 한국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저축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한국의 레버리지 ETF는 2010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코스피200 2배 추종)로 시작해, 아시아 최초 사례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해외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 수요를 억제하려 했을 만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십여 개 넘게 새로 허용했다. 이 중 90%를 개인투자자가 보유 중이다.
이들 ETF와 추종 대상인 두 반도체주는 한때 3조4000억 달러(약 4890조9000억원) 규모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 중 70% 이상을 차지하며 주가 변동을 그대로 증폭시켰다. 7월 말 급락장 이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품 출시 전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인정했고, 정부는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내 노출 한도 설정, 거래 비용 인상 등 규제 방안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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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개인투자자의 쏠림 현상이다. 국내 개인은 올해 코스피에 110조원(77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며 두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동시에 변동성도 키웠다. 반대편에서는 포트폴리오 과다 노출을 우려한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이 올해 약 1150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고, 이 중 SK하이닉스에서만 400억 달러 넘게 빠져나갔다.
‘개미’로 불리는 한국 개인투자자 특유의 쏠림 매매도 변동성을 부추긴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주가가 떨어지면 패닉 매도가, 오르면 소외 공포에 따른 추격 매수가 잇따르는 구조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침착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수·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한국 레버리지 ETF 투자 자산은 연초 50억 달러에서 6월 말 4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다만 JP모건체이스는 지난 29일 보고서를 통해 “레버리지 ETF 청산은 완료됐고 헤지펀드 디레버리징도 약 90%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구조와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코스피의 특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레버리지 상품 규제가 실효를 거둘지, 그리고 디레버리징이 실제로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는지가 향후 증시 안정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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