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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됐는데 코인만 과세…정부 “내년 시행”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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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I 2026.05.07 18:29:46

국힘·조세정책학회-재경부, 첫 공개 토론서 격돌
박수영 "과세 준비 미흡…금투세와 형평성 어긋나"
학회 "손실 공제 없는 과세는 납세자 설득 어렵다"
"내년 과세" 재경부, 과세 폐지론 조목조목 반박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연내 국세청 고시 예정"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야당·학계와 정부가 정면으로 부딪혔다. 야당과 학계는 아직 미흡한 과세 체계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형평성을 고려해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재정경제부는 쟁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원칙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하겠다고 맞섰다. 재경부가 내년 과세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국조세정책학회와 공동 개최한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청년들의 자산 사다리를 끊어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세청은 과세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통합 과세 체계를 만든다고 하지만 올해 3월에 발주한 시스템을 언제 구축하고 테스트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과세 초기 혼란이 발생하면 정부 신뢰도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국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결국 풍선효과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도 “가상자산 과세는 금투세 논의와 분리할 수 없다”며 “주식 과세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자산만 먼저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금투세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손실 공제를 포함할 경우 세수 예측이 어렵고 조세 저항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소득이 있으면 과세해야 한다면 손실 발생 시 이월공제도 함께 인정해야 하며 손실 공제 없는 과세는 납세자 설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납세자가 수긍이 되지 않는 과세는 조세 저항이 일어나고 당연히 오래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토론회에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하기에는 아직 과세당국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면서도 과세 정의와 범위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태섭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올해 3월 비트코인·이더리움·NFT·스테이블코인 등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하며 “가상자산 과세의 출발점은 가상자산이 ‘주식’이냐, ‘상품’이냐의 성격을 먼저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과세안은 양도소득과 대여소득 중심인데 실제 가상자산 시장에는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다양한 수익 구조가 존재해 과세 범위를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세청의 과세 인프라와 국제 공조 체계도 아직 미비하다”며 “CARF(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를 통한 해외 거래·소득 이전 문제는 큰 과세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전 한국한국납세자연합회장)는 “해외 거래, 익명성, 정보 부족 등으로 아직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이 충분하지 않고 CARF 정보교환 체계 역시 초기 단계”라고 짚었다. 특히 “가상자산은 손실 이월공제가 없는 기타소득 구조인데 반해 금융투자소득세는 손실 공제를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가장 불리한 과세 체계”라면서 “현재 시점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정성철 법무법인 SL파트너스 회계사는 “현행 방식대로 시행될 경우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100억원 수익이라도 거래 방식에 따라 세금 부담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 간 심각한 조세 불평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정 회계사는 “DEX(탈중앙화 거래소)·P2P·비수탁형 지갑 거래는 과세 자료 확보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추적·과세가 쉽지 않다”며 “업비트·빗썸 같은 국내 CEX(중앙화 거래소) 이용자는 과세되고 DEX 이용자는 포착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세 시행 전 DEX·비수탁 지갑 거래에 대한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우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국조세정책학회와 공동 개최한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서민지 기자)
그러나 과세당국에서는 가상자산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 방식으로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과세를 유예·폐지하면 근로소득·사업소득 납세자와의 형평성이 깨진다”며 “법인은 이미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법인세를 내고 있어 개인만 비과세되는 것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다양한 수익 유형이 명시돼 있지 않다”면서도 “시행령을 통해 국세청장의 규율 범위로 위임을 해놓은 만큼 국세청에서 관련 고시를 지금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내에 고시가 대외적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세청이) 고시안 마련을 위해서 5대 가상자산사업자와 여러차례 간담회 하면서 실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금투세와 형평성 논란에 대해선 “가상자산 과세 체계는 이미 2020년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국회를 통과해 제도적 기반이 먼저 마련됐다”며 “금투세는 그 이후 별도로 도입 논의·입법이 진행된 제도”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투세가 가상자산 과세의 ‘전제조건’은 아니며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독립적으로 입법 완료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문 과장은 “가상자산은 기타소득 분리과세로 20% 세율이 적용돼 종합과세보다 납세자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맞섰다. 아울러 “가상자산 자체에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거래소 중개 서비스 수수료에 부가세가 붙는 것이므로 이중과세 주장은 맞지 않다”고도 했다.

조세 공평 원칙과 포괄적 소득 과세 관점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부터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됐지만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차원에서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교수는 “금투세가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하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금투세도 내년 1월에 함께 조속히 도입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킹·에어드랍·디파이·취득원가 산정 등 세부 기준 미비 지적은 타당하지만, 하위 법령·대통령령으로 보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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