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고슬링 주연
SF 장르에 감성·이성 조화
국경·언어 초월 유머도 압권
우주적 체험 넘는 진한 여운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단순한 우주 영화 이상의 경험이다. ‘인터스텔라’, ‘마션’의 감동과 재미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이성과 감성을 넘나들며 새로운 공감의 영역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작품이다.
 |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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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기억을 잃은 채 우주 한복판에서 홀로 깨어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가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마지막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혼란 속에서 그는 자신이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는다. 그러던 중 우주에서 같은 목적을 지닌 뜻밖의 존재 ‘로키’를 만나고, 두 존재는 각자의 행성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함께 시작한다.
영화는 베스트셀러 작가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마션’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영화 역시 치밀한 과학적 설정과 인간적인 드라마를 동시에 담아냈다. 연출은 ‘레고 무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시리즈 등으로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온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이 맡았고, ‘마션’의 각본가 드루 고다드가 각색을 담당했다.
지금까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많았다. 하지만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그중에서도 유독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거대한 우주를 무대로 하지만 단순한 스케일의 장관에 머물지 않는다. SF라는 장르의 틀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공감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영화에 가깝다.
 |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사진=소니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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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중심에는 라이언 고슬링이 있다. 과장이 아니라 그의 원맨쇼에 가깝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우주선 안에서 전개되는 만큼 배우의 존재감이 절대적인데, 라이언 고슬링은 그레이스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해낸다. 흔히 SF 영화가 압도적인 시각효과와 스케일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그 스케일을 배경으로 두고 인물과 감정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더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관객의 공감도 깊어진다.
뜻밖의 존재 ‘로키’와의 호흡 역시 영화의 중요한 축이다. 로키는 단순한 외계 생명체를 넘어 실제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생생한 캐릭터로 구현된다. 그레이스와 로키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은 긴장과 재미, 그리고 따뜻한 감정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영화 곳곳에 배치된 유머도 인상적이다. 그레이스의 혼잣말과 로키와의 교감에서 비롯되는 장면들은 국경과 언어, 심지어 행성의 차이까지 뛰어넘는 웃음을 만들어낸다. 우주라는 배경을 잠시 걷어내고 보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서로 다른 두 존재가 함께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버디무비이기도 하다.
특히 후반부에 이르러 드러나는 그레이스와 로키의 관계는 예상보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두 존재가 만들어낸 우정과 선택은 관객에게 진한 감동을 안긴다. 만약 이것이 할리우드식 감정선이라면, 기꺼이 그 감정에 빠져들고 싶을 만큼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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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SF 영화이면서도 깊은 감정을 품은 작품이다. 음악과 영상, 배우들의 연기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결국 인간의 감정이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우주 영화가 아니라, 올해 가장 강렬한 영화적 경험 중 하나로 기억될 작품이다. 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 감독 연출. 3월 18일 개봉. 러닝타임 15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