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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발언에 “외국인도 소중”…靑 해명에 빠진 세금[청와대 머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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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10.28 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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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발언 논란에 참모들 인권보호·내국인 고용 강조
송금만으론 경제 기여 판단 못해…생산·소비 효과 함께 봐야
인건비 지원도 세금…얼마 써서 얼마나 더 고용할지 검증 필요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에 보내는 돈과 내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쓰는 돈. 이 둘만 비교하면 내국인 고용이 한국 경제에 더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내국인을 채용하기 위해 정부가 인건비를 보태야 한다면 계산은 달라진다. 늘어나는 국내 소비와 함께 들어가는 세금도 따져야 한다. 그 전에 확인할 것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던 자리를 내국인이 실제로 채울 수 있느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어촌 인력 문제를 논의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말했다. 내국인의 농업 일자리 참여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 기여를 낮게 평가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보호 의지와 내국인 고용 확대 취지를 설명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다만 해외 송금과 국내 소비의 차이가 경제 전체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내국인 고용을 늘리는 데 얼마의 재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분석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서 경제정책적으로 따져야 할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금만 보면 생산이 빠진다

김경자 청와대 사회수석은 28일 엑스(X)에 올린 두 게시글에서 대통령의 기존 인권보호 지시를 소개했다. 외국인 노동자 학대에 대한 엄정 대응, 부당대우·임금체불 실태조사, 체불 피해자의 출국 보류 검토 등이다. 외국 정상들도 대통령의 보호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존중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은 ‘외국인 노동자도 소중합니다. 우리 국민에게도 농업 일자리의 문을 넓혀야 합니다’라는 글에서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농어업을 지탱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기여는 분명하다”면서도 내국인이 농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일자리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려는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인권보호 의지와 경제적 판단의 타당성은 별개다. 학대와 임금체불에 엄정 대응해 왔다는 사실만으로 해외 송금을 근거로 한 경제 기여 평가까지 설명되지는 않는다.

외국인 노동자는 임금을 송금하기 전에 생산에 참여한다. 농산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노동을 제공한다. 임금을 받은 뒤 일부를 해외로 보낸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 기여를 판단하려면 돈의 사용처뿐 아니라 그 돈을 벌기 위해 제공한 노동도 함께 봐야 한다.

비교 대상도 분명해야 한다. 외국인 대신 내국인이 같은 일을 하는 경우와 외국인이 없으면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는 다르다. 전자라면 소비 비중과 생산성 등을 비교할 수 있다. 후자라면 인력 부족으로 발생할 생산 차질부터 계산해야 한다. 제때 수확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은 송금액만 비교하는 계산에는 잡히지 않는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얼마나 국내에서 소비되고 얼마나 송금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비용이 있는 만큼 임금과 송금액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내국인 역시 소득 전부를 즉시 국내 소비에 쓰는 것은 아니다. 내국인 고용의 내수 효과가 얼마나 더 큰지는 실제 소비·저축·송금 행태를 비교해야 알 수 있다.

내국인에게 농업 일자리의 문을 넓힐 필요성은 이와 별도로 설명할 수 있다. 류 보좌관이 지적한 높은 노동강도와 불안정한 소득, 주거·교통의 불편을 개선하면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 기여를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근로조건 개선은 내국인의 진입을 돕는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도 높일 수 있다.

내국인 소비 늘리려면 세금은 얼마나 드나

류 보좌관은 “인건비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되, 실제 고용 확대 효과와 재정 부담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의 성패를 가를 조건도 여기에 있다.

인건비 지원은 농가의 고용 부담을 낮추거나 근로자의 소득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급한 인원과 정책 덕분에 새로 취업한 인원은 같지 않다. 지원이 없어도 유지됐을 일자리에 예산이 들어갔다면 추가 고용 효과는 작다. 지원 기간에만 사람이 모였다가 종료 후 떠난다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내국인의 국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도 비용과 함께 봐야 한다.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은 세금으로 마련한다. 같은 예산을 교통·숙박 지원이나 작업환경 개선에 사용했을 때보다 인건비 지원이 더 많은 고용과 생산을 만들어 내는지 비교해야 한다. 지원금이 국내에서 소비된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의 경제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제시해야 할 것은 지원금을 포함한 월 소득만이 아니다. 얼마의 예산으로 몇 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지, 그 고용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다. 기존 외국인 고용을 내국인으로 대체하는 것인지, 인력 부족으로 채우지 못했던 자리에 내국인을 추가 채용하는 것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두 경우의 생산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농업의 계절성도 고려해야 한다. 농번기의 높은 임금만으로 연중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다른 작목과 지역의 일감을 연결하고 이동·숙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취업이 일시적인 참여에 그칠 수 있다. 인건비를 얼마나 보태느냐에 앞서 일자리를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식량안보와 지역 유지를 위해 경제적 수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원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목적과 비용을 명확히 밝히면 된다. 내수 확대를 위한 사업인지, 농업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인지에 따라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청와대는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강조했다. 류 보좌관은 “앞뒤 맥락을 자르고 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발언이 정확하게 전달됐는지는 따져야 한다. 동시에 전체 취지를 이해한 뒤에도 정책의 근거를 묻는 질문은 남는다.

내국인 농업 고용이 늘면 경제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의 송금과 내국인의 소비만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생산 차질을 얼마나 줄이고, 세금을 얼마나 투입하며, 지원이 끝난 뒤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외국인도 소중하다”는 해명 다음에 필요한 답은 그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청와대의 정책 하나는 결국 돈의 흐름을 바꿉니다. 예산은 어디서 나오고, 혜택은 누가 가져가며, 부담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청와대 머니워치’는 정쟁의 언어를 걷어내고 정책의 숫자와 구조, 실제 효과를 경제기자의 눈으로 쉽고 꼼꼼하게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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