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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83조원 AI 자금조달 성사…주가는 웃는데 월가는 위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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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7 23: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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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사상 최대 금융조달…앤스로픽 반도체 확보
은행들 대출 참여 주저하자 CEO 직접 협상
브로드컴, 대출금리 인상·금융보증 강화 수용
AI 투자 급증에 금융시장 자금 소화 부담도 확대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반도체 확보를 위해 630억달러(약 83조6500억원) 규모의 금융조달을 성사시켰다. AI 인프라 투자 관련 사상 최대 규모다. 대규모 AI 반도체 공급 계획의 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2% 넘게 오르고 있다.

브로드컴 로고 (사진=로이터)
브로드컴 로고 (사진=로이터)
다만 거래 성사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 위험 부담을 우려해 참여를 주저했고,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협상에 나서서 금리 인상과 보증 강화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부담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혹 탄 브로드컴 CEO는 지난 주말 주요 은행 경영진과 막판 협상을 벌여 400억달러가 넘는 대출 약정을 마무리했다. 일부 은행들이 대출 위험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며 거래에서 빠지는 방안까지 검토하자 직접 중재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블랙스톤 등이 참여하는 자금을 합쳐 전체 금융조달 규모는 630억달러에 달했다.

이번 거래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블랙스톤 등이 참여했다.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제공하면 별도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이 브로드컴과 구글이 개발한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구매한 뒤 앤스로픽에 임대하는 구조다. 앤스로픽은 반도체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사용료를 내고, 이 돈으로 대출금을 상환한다. 관련 장비는 2027년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를 넘어 금융 위험까지 분담하기로 했다. 신용도가 높은 브로드컴이 선순위 대출에 대해 자산 잔존가치 지원을 제공하면서 은행들의 손실 위험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WSJ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은행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를 높이는 데 동의하고, 대출기관에 제공하는 금융보증도 강화했다.

주식시장은 이번 거래가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앤스로픽이 막대한 반도체 구매 자금을 확보하면서 브로드컴의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630억달러는 금융조달 규모로, 전액이 브로드컴의 매출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혹 탄(오른쪽)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가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기술기업 경영진 초청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혹 탄(오른쪽)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가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기술기업 경영진 초청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AI 관련 대출 급증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대출과 회사채 공급이 늘었지만, 일부 은행은 기존 대출을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이번 거래에는 브로드컴의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 약 180억달러의 후순위 성격 자금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블랙스톤이 조달할 예정이다.

WSJ는 은행들이 선순위 대출 가운데 약 220억달러를 투자등급 채권시장에 매각할 계획이지만, 실제 매각은 반도체가 인도되는 내년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사이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 은행들이 손실을 보고 채권을 팔아야 할 위험도 있다.

이번 거래는 AI 산업의 투자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앤스로픽처럼 대규모 연산 능력이 필요한 기업은 자체 자금만으로 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반도체 공급업체와 은행, 사모신용 투자회사들이 함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자금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도 여러 기업과 금융기관으로 확산할 수 있다. AI 투자 확대가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금융시장에는 대규모 대출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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