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권 부여 시점을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큰 중복상장 단계로 옮기는 식의 개편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주주 보호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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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제계에 따르면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전 한국증권학회장)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주식매수청구권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모든 물적분할에 청구권을 부여하는 현행 제도를 ‘입구봉쇄식 과잉규제’”라며 “실제 문제는 물적분할 자체가 아니라 중복상장인데, 현행 제도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물적분할은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지분을 모회사가 보유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물적분할이 모회사 핵심 사업이 자회사로 이전되면서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모회사 주주의 직접 통제권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2022년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상장기업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보유 주식을 회사에 되팔 수 있는 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회사 상장 계획이나 분할 규모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현 제도의 경직성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반대주주의 매수 청구가 몰리면 기업은 상당한 현금을 주식 매수에 투입해야 한다. 신사업에 쓸 투자재원이 줄어들고, 자금 부담이 커지면 사업재편 자체를 포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 피해를 막으려다 기업 사업재편의 출발점인 물적분할부터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현행 제도는 소규모 물적분할에도 예외를 두지 않고 있고 분할에 찬성하는 주주도 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최근 상법 개정과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심사 강화로 주주 보호 장치가 보완된 만큼 제도를 재검토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물적분할이 아닌 실제 중복상장 단계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업 역시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전제로, 소규모 분할부터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주주총회보다 이사회 중심의 신속한 사업재편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물적분할 이후 반드시 중복상장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며 “규제는 원인에 맞게 처방해야 하는데 현행 제도는 원인과 처방이 잘못됐기에 폐지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사가 (물적분할 과정에서) 반대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데 자금을 대거 투입하면 은행이나 거래처 등 채권자 보호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가 채권자의 자금 회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미중 패권경쟁과 중국의 기술 추격으로 우리 기업의 적시 사업재편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며 “물적분할 자체를 차단하는 과도한 사전 규제를 개선해 기업들이 신속히 사업 재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사업재편의 과실은 결국 주주 등 투자자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