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1월05일 16시4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인공지능(AI)과 산업 전동화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지열 등 에너지 자원을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전환하려면 기술 뿐 아니라 자본 조달과 고객 확보,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기술을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단계별 위험에 맞는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는 기술적 접근법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가장 큰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지원이나 벤처 투자 성격의 위험자본이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에너지 산업 성장 배경 '장기적 전력 수요 증가'"
마사아키 메자키 일본 GPSS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in BIXPO 2026’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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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키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라는 재무적 정의는 유용하지만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사업이 수익성을 확보했는지, 그 영향이 지속될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며 “그 정도 규모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산업의 성장 배경으로 '장기적인 전력 수요 증가'를 꼽았다. 산업화와 가전제품 보급, 경제의 디지털화에 따라 전력 소비가 꾸준히 늘어왔으며, 여기에 AI가 새로운 수요를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자키 대표는 “AI 혼자서 전력 수요 증가의 모든 원인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전동화가 가속화되는 세상에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층위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수송, 건물 분야의 전력화에 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 서비스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을 인용해 전력 수요 증가 속도에도 주목했다. IEA가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전세계 연간 추가 전력 수요는 지난 10년간 약 700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까지 약 1100T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자키 대표는 “이는 전력 시스템에 훨씬 더 큰 과제를 안기는 변화”라며 “AI 뿐 아니라 산업, 전기차, 냉방,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등이 함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냉각·열까지…에너지 산업의 경계 넓어진다
메자키 대표는 에너지 유니콘 기업을 반드시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공급 뿐 아니라 전력과 냉각, 컴퓨팅 인프라 등 산업의 제약 조건을 해결하는 기업도 에너지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개발과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사례로 들며 “고객은 단순히 전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매한다”며 “전력을 나중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취급하기보다 전력과 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개발하는 에너지 우선 접근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력회사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도 또 다른 사례로 제시했다. 고객 계정과 요금 청구부터 에너지 자산 최적화까지 지원하고, 전기차와 배터리, 히트펌프의 사용 시점을 조정해 전력 수요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메자키 대표는 “예측과 가격, 계통 연결 정보를 활용하면 전기차 충전 시간을 조정해 비싼 피크 시간대를 피할 수 있다”며 “에너지가 언제, 어디서 사용되는지를 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한 사업 기회”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열을 제거해야 하는데, 냉각 시스템을 개선하면 보조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고 회수한 열을 인근 수요처에 공급하면 기존 열원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쪽에는 냉각이 필요한 고객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열이 필요한 고객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열의 온도와 시설 간 거리, 열 수요가 발생하는 시점 등을 고려해야 두 시설을 연결하는 사업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의 지열 활용 사례도 언급했다. 아이슬란드 에너지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정용 난방 에너지의 약 90%가 지열 자원에서 공급됐다.
메자키 대표는 “모든 국가가 아이슬란드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각 사회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서비스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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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지열, 기술 잠재력 넘어 금융 가능한 사업
메자키 대표는 지열을 차세대 에너지 사업의 주요 기회로 제시했다. 지열의 가치는 전력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직접 열 공급과 지역난방, 웰니스 관광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열의 가치는 발전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직접적인 열 공급과 지역난방 시스템, 웰니스 관광, 브랜드 사업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지열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적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메자키 대표는 IEA의 차세대 지열 시스템 평가를 소개하며 5㎞ 미만 깊이의 자원에서 약 42테라와트(TW)의 기술적 발전 잠재력이 있고, 5~8㎞ 깊이 구간에서도 550페타와트(PW)가 넘는 잠재력이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가 실제 건설될 발전 설비 규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수치는 모델링을 통해 추정한 기술적 자원 잠재력이지 실제 건설될 발전 설비 규모를 예측한 것은 아니다”며 “모든 부지가 상업적으로 사업성이 있다는 뜻도 아니다”고 말했다.
차세대 지열 기술은 크게 전통적인 지열 발전과 인공 지열 시스템(EGS), 폐쇄형 루프 방식으로 구분했다. 전통적인 지열 발전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뜨거운 물이나 증기, 유체가 이동할 수 있는 지층을 활용한다.
EGS는 뜨거운 암반층에 시추공을 뚫고 유체를 주입해 투수성을 높인 뒤 순환시켜 열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폐쇄형 루프는 작동 유체가 밀폐된 지하 시스템 안에서 순환하며 주변 암반의 열을 전달받는 구조다.
메자키 대표는 “중요한 질문은 어떤 기술 구조가 승리할 것인가가 아니다”며 “널리 분포한 지열 자원을 어떻게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성능 뿐 아니라 지속적인 수요와 고객의 지불 의사, 반복 가능한 사업 실행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고객이나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개선해야 하고, 사회적 편익을 고객과 계약, 지속 가능한 경제적 관계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단계별 자본 조달…지역사회와 사업 키워야
기술을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단계별 위험에 맞는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는 기술적 접근법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가장 큰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지원이나 벤처 투자 성격의 위험자본이 적합할 수 있다.
첫 상업 프로젝트 단계에서는 안정적인 건설과 운영, 에너지 구매 고객 확보가 핵심 과제로 바뀐다. 이 단계에서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위험 분담 수단, 고객의 구매 확약 등이 중요하다. 사업모델이 검증되고 운영 실적과 계약 구조가 쌓이면 전통적인 인프라 금융을 활용할 여지가 커진다.
메자키 대표는 “인프라 대출기관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과학적·기술적 위험까지 부담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개발사와 사업 개발사는 성장 자본이 필요할 수 있지만, 각각의 프로젝트 자산은 서로 다른 금융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모든 프로젝트에 동일한 설비와 구조를 적용하기보다 사업 개발 방법론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지질 조건과 고객, 인허가, 지역사회와의 관계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설계와 성능 측정, 계약, 금융 조달, 운영 데이터 활용 방식 등은 다음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자키 대표는 “모든 에너지 프로젝트는 지역적 특성을 갖지만 사업을 개발하는 방법론은 확장할 수 있다”며 “목표는 모든 지역에 똑같은 자산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적합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한 더 나은 실행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끄는 GPSS의 사업 방식도 소개했다. GPSS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고, 지역사회를 단순히 발전소가 들어서는 장소가 아닌 사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의 자원과 지식,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우리의 사업 개발과 엔지니어링, 금융 역량과 결합하고 있다”며 “사업의 성공이 지역사회에도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먼저 설계한 뒤 나중에 지역사회 편익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공동의 이해관계를 사업모델에 반영해야 한다”며 “한 지역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다음 지역에 적용하는 것이 우리가 확장하고자 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메자키 대표는 에너지 전환을 이끌 기업의 경쟁력이 기술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술과 자본, 고객, 인프라, 현지 파트너를 하나의 생태계로 조율하는 능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느 한 기업도 혼자서 에너지 전환을 완성할 수는 없다”며 “기술과 자본을 활용해 지역에 맞는 사업을 실행하고, 이를 확장 가능한 사업모델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