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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시장까지 열리면서 메모리 수요가 장기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기에 고객사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로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변동 위험도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 행진이 일시적인 호황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AI 사이클 초입…메모리 호황 끝나지 않았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2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메모리 사이클은 없어졌다고 본다”며 “과거 메모리 반도체의 주 수요처가 PC와 모바일이었을 때는 신제품 출시 주기에 따라 3~4년마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지만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최대 수요처”라고 말했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과 업체들의 경쟁적인 증설,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폭락이 반복됐다. 실제 2017~2018년 서버와 모바일 수요 증가로 반도체 초호황을 누렸지만, 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2019년에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코로나19로 PC와 서버 수요가 급증해 2020~2021년 다시 호황을 맞았으나, 이후 수요 둔화와 재고 증가가 맞물리면서 2022~2023년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다. 이처럼 3~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과거와 같은 시장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회준 카이스트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메모리 사이클이 사라지고 AI 사이클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며 “지금은 AI 사이클의 초입으로, 하락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AI 산업이 아직 초기 성장 단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AI 인프라 구축이 이제 시작된 만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상당 기간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 PC나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났던 수요 둔화와 지금의 AI 시장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피지컬AI·온디바이스AI로 메모리 수요 지속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고점론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라는 시각을 보였다. 김형준 교수는 “이미 AI가 등장한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앞으로 기술 발전 속도도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를 넘어 피지컬 AI가 본격화하면 메모리 수요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석 교수는 “AI 기술이 피지컬 AI와 온디바이스 AI로 확산하면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에도 AI 반도체가 탑재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DDR 등 기존 메모리 수요도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 역시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고객사 10곳과 LTA를 체결하고 추가로 10곳과 협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14곳과 LTA를 맺고 내년과 내후년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과거처럼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LTA를 통해 수년간 수요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中 메모리는 변수…생산라인, 탄력 대응 필요
다만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은 변수로 꼽힌다. 기존 메모리 빅3에 더해 중국 CXMT까지 대규모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면서 향후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종환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생산량을 늘리느냐에 따라 기존의 공급 부족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범용 메모리부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과거 전기차 배터리 시장처럼 공급을 공격적으로 늘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장을 선제적으로 건설하되, 장비 반입과 생산라인 가동은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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