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하는 AI"... 무너지는 전쟁 윤리에 커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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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상 기자I 2026.03.11 22:16:26

중동 분쟁, AI 실전 배치로 전쟁 패러다임 전환
합동 공습 ''에픽 퓨리'', AI 표적 선정 첫 사례
노후 데이터 오류로 이란 초등학교 오폭 참사
인간 개입 배제한 ''킬체인'' 자동화 기술 가속
기계에 살상권 위임... 윤리적 기준 붕괴 우려

인공지능과 전쟁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제작)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중동 분쟁이 최초의 ‘인공지능(AI)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보 수집부터 표적 선정, 무기 체계 운용에 이르기까지 작전 전반에 AI를 활용하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전환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살상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전쟁의 윤리적 토대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의 더 타임스와 미국 타임(TIME)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단행된 미·이스라엘 합동 공습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는 AI가 표적을 선정하고 드론이 자율 판단으로 추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 작전은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AI 시스템의 데이터 오류로 인해 이란 남부 미나브의 샤자레 타예베 여자 초등학교가 폭격을 받아 어린이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공습에 사용된 AI 표적 데이터는 2013년 이전 정보로, 학교 건립 이후 바뀐 지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I가 학교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 공격이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공식적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학교를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거센 상황에서도, 방위산업체들은 새로운 자율 무기 체계를 실전에 개발하고 있다. 이번 작전에서 미군은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모델로 개발한 저비용 자폭 드론 ‘루카스’를 실전에 처음 투입해 적의 방공 시스템을 소모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상 전력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파운데이션 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팬텀 MK-1’이 배치됐다. 이 회사는 미 육·해·공군과 총 2400만 달러 규모의 연구 계약을 맺고 있으며, 공동 창립자 마이크 르블랑은 “로봇을 군인 대신 전장에 투입하는 것이 도덕적 의무”라며 “로봇이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다루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방위산업 전문 AI 스타트업 스카우트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 표적을 식별·파괴하는 ‘킬체인’ 완전 자동화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콜비 애드콕 CEO는 “AI 에이전트는 킬체인의 모든 단계를 대체할 수 있으며,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AI가 민간인 피해를 야기했을 때 법적·도덕적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자율 무기의 확산이 전쟁의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무력 충돌의 빈도 자체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하버드 법대 보니 도허티 강사는 “생사를 결정하는 권한이 기계에 위임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완전 자율화가 전쟁의 윤리적 기준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이란 1,230명, 레바논 480명, 이스라엘 1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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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스라엘, 이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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