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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필 개인정보위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본인전송요구권 대상이 아님에도 오는 8월 20일부터 스크래핑을 제한하겠다고 공지해 시장에 혼선이 있었다”며 “한 달여의 기간만으로는 업계의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와 함께 대법원에 적극적으로 유예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지난달 16일 공지를 통해 “자동화된 수단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행위가 시스템 과부하를 발생시켜 대다수 국민들에게 접속 지연 및 오류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8월 20일부터 스크래핑 행위를 차단한다”고 선제적으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공서버 부하·인증서 유출 위험에 스크래핑 정비 추진
이번 대법원 파동의 배경에는 스크래핑 기술의 보안상 한계와 이를 정비하려는 정부의 마이데이터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스크래핑이란 대리인(핀테크, 금융사 등)이 이용자의 ID·비밀번호나 공동인증서를 넘겨받아 공공기관이나 은행 시스템에 대신 접속한 뒤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 오는 데 쓰여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대리인에게 개인의 핵심 인증정보를 통째로 넘겨줘야 해 정보 유출과 오남용 위험이 상존한다. 또한 자동화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접속은 공공기관 서버에 과도한 트래픽 부하를 일으켜 시스템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대법원의 경우, 사전협의 절차 없이 스크래핑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대법원 측은 기존 법률 해석상 본인과 가족만이 서류를 받도록 한 취지라며, 법원 시스템 정보는 사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책적 판단하에 차단을 단행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신혼부부 정책대출, 상속 등에 필수적인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 등을 고객이 직접 발급받아 영업점 방문이나 촬영 전송으로 제출해야 해, 시중은행의 비대면 대출 및 핀테크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사법부의 스크래핑 전면 금지 조치가 정부24, 국세청 등 100여 개 타 공공기관으로 확산할 가능성까지 우려해 왔다.
‘사전협의’로 서비스 유지하며 API로 단계적 전환
개인정보위는 스크래핑을 당장 일률적으로 금지할 경우 국민이 이용하던 서류 자동제출이나 핀테크 서비스가 일시에 마비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공공 2026년 8월, 민간 2027년 2월)에 맞춰 ‘사전협의’ 제도를 도입했다. 공공기관과 대리인이 사전에 어떤 정보를 어떤 보안 수준으로 가져갈지 합의하는 ‘약속된 스크래핑’을 먼저 허용하고, 궁극적으로 API 체계로 넘어가는 2단계 완충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개인정보위는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3차 사전협의 지원 접수 대상에 소규모 사업자와 마이데이터 자격이 없는 기업까지 포함해 보안 기준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사전협의를 신청한 기업은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스크래핑 방식을 유예받아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신민필 단장은 “본인전송요구권의 목적은 국민이 이용하던 서비스를 갑자기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서비스는 이어가면서 전송 방식을 안전하게 바꾸는 것”이라며 대법원을 포함한 공공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시장의 혼란 없이 안전한 데이터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