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민주당 전당대회 퀴즈에 등장한 ‘리플렉션 AI’…대체 어떤 회사길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현아 기자I 2026.08.14 17:18:31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와 250MW급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추진
구글 딥마인드 출신들이 창업
트럼프 주니어 참여 투자사도 투자
미국 오픈웨이트 AI 전략과 맞물려 주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낯선 미국 AI 스타트업 이름이 등장했다.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에게 “리플렉션 AI가 한국의 어느 기업과 합작했는지 아느냐”고 물은 것이다.

정답은 신세계(004170)그룹. 정치권 토론회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아닌 미국 AI 스타트업이 ‘퀴즈’의 소재가 된 셈이다. 대체 리플렉션 AI가 어떤 회사이기에 당대표 후보의 정책 역량을 묻는 질문에까지 등장했을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 송영길, 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 송영길, 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초지능’을 꿈꾸는 딥마인드 출신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연구자 미샤 라스킨(Misha Laskin)과 이오안니스 안토글루(Ioannis Antonoglou)가 공동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이다.

현재는 기업용 코딩 에이전트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목표는 단순한 AI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 리플렉션 AI는 스스로를 ‘오픈 인텔리전스(open intelligence)’ 기업으로 소개하며, 누구나 AI를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오픈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지능’ 구현을 목표로 한다.

쉽게 말하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도 만들지만, 회사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차세대 AI 기술의 주도권이다.

신세계와 손잡고 250MW AI 데이터센터

이 회사가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결정적인 계기는 신세계그룹과의 협력이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는 지난 3월 250MW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신세계는 이를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프로젝트 규모가 약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핵심 숫자는 250MW다. 따라서 ‘10조원 투자’가 확정됐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로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김민석 후보가 이 사업을 잘 알고 있는 이유도 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 후보는 지난 3월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만나 양측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세계의 국내 사업·인프라 역량과 리플렉션 AI의 AI 기술을 결합해 국내 AI 인프라를 키우겠다는 그림이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글로벌 AI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리플렉션 AI 입장에서는 한국에 대규모 AI 인프라와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는다.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가 지난 3월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해 진행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사진(왼쪽부터 미샤 라프킨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가 지난 3월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해 진행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사진(왼쪽부터 미샤 라프킨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 투자사도 투자…‘MAGA’와 연결고리

리플렉션 AI를 둘러싼 관심은 기술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의 정치·기술 생태계와 연결된 투자 네트워크도 눈길을 끈다.

‘MAGA’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다.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와 보수 정치운동을 가리킨다.

리플렉션 AI 자체를 ‘MAGA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 진영과 연결된 투자사가 투자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벤처캐피털 1789 Capital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1789 Capital은 리플렉션 AI의 투자사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리플렉션 AI가 미국의 보수 성향 기술·투자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터 틸(Peter Thiel)과의 관계도 거론되지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리플렉션 AI를 ‘피터 틸의 회사’나 ‘트럼프 일가의 회사’라고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보다 정확하게는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참여한 투자사가 투자한 미국 AI 스타트업이다.

리플렉션 AI가 추구하는 오픈 모델 전략은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실제 리플렉션 AI는 미국의 오픈 프론티어 AI 기업을 표방하며 중국의 AI 기업들에 맞서는 미국의 AI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는 기회…동시에 ‘의존’은 경계

한국으로서는 기회와 과제가 동시에 생긴다.

글로벌 AI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국내로 끌어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유통·콘텐츠 등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기회다.

반면 핵심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까지 특정 해외 기술 생태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해외 기업과 손잡더라도 국내 AI 모델과 인프라, 인재 생태계를 함께 키워야 기술 주도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플렉션 AI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미국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좋은가, 나쁜가’가 아니다. 글로벌 기술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도 한국이 얼마나 독자적인 AI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의 협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프론티어 AI 기술과 한국의 인프라·산업 수요가 결합하는 실험인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과거 정치 토론에서 산업과 경제를 이야기할 때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등장했다면, 이제는 리플렉션 AI 같은 생소한 미국 AI 스타트업까지 ‘정책 역량을 묻는 퀴즈’의 소재가 됐다.

AI가 어느새 정치인의 공부 과목이 된 것이다.

김민석 후보가 던진 질문은 “리플렉션 AI가 어느 회사와 손잡았느냐”였지만, 이 질문이 던진 화두는 그보다 크다.

글로벌 AI 기업과 손잡아 기술과 자본을 가져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우리만의 AI 경쟁력을 지키는 것. 한국 AI 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도 이 두 가지 사이에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