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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와 법정 증언에 따르면 CXMT는 설립 직후인 2016년 삼성전자 핵심 연구원을 영입해 삼성의 18나노급 D램 공정종합 절차서(PRP)를 확보했다. 약 600단계의 공정 순서와 장비·조건 등을 담은 ‘반도체 제조 레시피’다. 해당 연구원은 이직 직전 핵심정보를 12장 분량의 노트에 옮겨 반출했고, CXMT는 이를 자사 환경에 맞게 수정·검증했다. 2019년 중국 기업 최초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사건에 연루된 삼성 전 임직원은 올해 4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약 1조6000억원, 기간은 약 5년이다. 기술 유출의 진짜 피해는 개발비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기술은 반복된 실험과 실패, 수율 개선, 장비조건 조정이 쌓여 완성된다. CXMT가 삼성 기술을 확보해 5년을 벌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검증된 600여 단계의 조건을 알고 출발하는 것과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 넘어간 것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시행착오의 시간’이었다. 기술과 연구 기반이 전무한 반도체 기업이 제로에서 출발했다면, 이 시간은 삼성전자의 5년보다 길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CXMT 사건의 징역 7년이 막대한 피해 규모에 비춰볼 때 충분한 처벌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비뿐 아니라 유출 기술의 경제적 가치, 경쟁 기업이 절감한 개발 기간과 비용, 시장점유율 상실, 범죄자가 취득한 이익 등을 양형과 경제적 제재에 반영하는 피해규모 연동형 처벌 체계가 필요하다. 기술을 팔아 얻을 기대이익보다 적발됐을 때의 기대손실이 커야 한다.
유출된 기술은 경쟁자의 제품이 되기 전에 멈춰 세워야 한다. 기술이 해외 생산라인에 구현되면 몇 년 뒤 중형을 선고해도 원상회복이 어렵다. 산업기술보호법에 ‘기소 전 산업기술 사용금지·보전명령’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수사 과정에서 산업 기술의 불법 취득 또는 해외유출 혐의가 상당히 소명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되는 경우 검사가 법원에 보전명령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법원은 기술의 복제·이전·사용을 잠정적으로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해당 기술을 활용한 제품 생산까지 중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디스플레이에서 경험한 역전을 반도체에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