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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협회장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출석하면 검사는 먼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조력권을 고지하고 자필 확인과 무인을 받는다. 이후 피의자를 상대로 문답을 진행하지만 그 내용을 피의자신문조서로 작성하지는 않는다. 면담이 끝나면 조사 시간과 이의제기 여부 등을 확인받는다.
정 부협회장은 이 같은 절차가 과거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과정과 사실상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피의자신문 전에 이뤄지는 권리 고지와 절차 확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정작 진술 내용을 기록하고 확인하는 방식만 달라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면담 내용의 처리 방식이다. 정 부협회장은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이뤄진 진술은 법정에 증거로 제출할 수 없지만, 검사가 면담 내용을 수사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해 수사기록에 편철한다고 전했다. 자신이 입회한 절차에서는 피의자나 변호인이 작성된 내용을 열람할 수 없었으며, 검사는 이후 사실관계 확인 결과를 토대로 보완수사 요구사항을 작성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 부협회장은 “단순한 사실관계확인이라면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조력권은 왜 고지하는 것일까”라며 “자필 확인과 무인까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의자신문과 실질적으로 무엇이 다른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진술 내용에 대한 열람·확인 및 정정 절차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검사가 사실관계확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사보고서에 기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피의자의 방어권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시행된 수사·기소 분리 입법에서 비롯됐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공소제기 여부 결정과 공소유지 등에 필요한 경우 피의자나 사건관계인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권을 없애면서도 기소 판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수단은 남겨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검사가 피의자를 출석시켜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되면서 사실관계 확인과 피의자신문을 실질적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서도, 이를 토대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도적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검사가 피의자의 진술을 직접 듣고 사건 판단과 후속 수사 방향에 반영하면서도 그 과정은 정식 피의자신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존 조서 작성에 수반되는 절차적 통제가 충분히 적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진술 내용을 피의자가 열람하거나 읽어 들은 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사실관계 확인 내용을 검사가 수사보고서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진술자가 기록의 정확성을 확인할 기회가 어떻게 보장되는지 불분명하다. 검사가 문답 내용을 일방적으로 요약하거나 진술 취지를 달리 기재하더라도 피의자가 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출석의 실효성도 쟁점이다.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사실관계 확인에 응하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인지, 출석을 거부한 피의자에게 사실상 불이익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인지도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부협회장은 “검사는 수사를 할 수 없다면서 피의자를 불러 문답하고 그 내용을 수사보고서로 작성하여 수사기록에 편철한다”며 “그렇다면 이것은 수사인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서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사실 확인 기능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던 입법의 한계가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고 그에 따른 절차적 통제를 받았다면,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유사한 문답이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별도의 절차로 이뤄지는 상황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권 남용을 막겠다는 개혁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범죄 대응에 필요한 수사 기능을 제약하는 동시에 피의자에게 보장되던 절차적 권리까지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다.
정 부협회장은 “결국 범죄에 대한 국가의 대응 역량 약화 및 피의자 방어권 보장의 후퇴 아닌가”라며 “도대체 이런 걸 왜 하는 걸까. 이런 걸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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