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기리고, 참전용사 후원 공감 빙그레, 명예여권 영상 '1100만회' 돌파 모나미·한성기업도 ‘애국 기업’ 재조명 "일회성 넘어 진정성이 소비·투자로 직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광복절(8월15일)을 하루 앞두고 빙그레·모나미·한성기업 등 ‘애국기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태극기나 무궁화 등의 상징을 상품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가를 기리거나 참전용사를 오랜 기간 후원해온 기업들의 행보가 재조명되면서다. 나아가 최근에는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공감한 소비자들이 자발적 주식 매수 운동까지 벌이는 등 ‘애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소비와 투자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005180)는 국가보훈부·외교부와 손잡고 독립운동가 30명의 이름과 업적을 담은 ‘명예여권’을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했던 역사적 의미를 ‘여권’이라는 소재에 녹여낸 캠페인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 열흘 만에 유튜브 조회수 800만 회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 기준 1111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빙그레가 올해 광복 81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한의 가장 빛나는 여권' 캠페인 영상 캡처 이미지.
빙그레는 지난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독립운동가 기리기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관련 활동을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 자사 제품 홍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독립운동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콘텐츠로 풀어내며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자발적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국산 문구 브랜드 모나미(005360)와 ‘크래미’로 잘 알려진 한성기업 역시 진정성 있는 행보로 ‘애국기업’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모나미는 독립운동가 소재의 한정판 제품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일본산 필기구를 대체하는 토종 브랜드의 상징성을 다져왔다.
한성기업(003680)은 소비자의 자발적인 응원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진 사례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25년째 후원해온 사실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상장 유지 기준인 시가총액 300억원을 밑돌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상황에서 이 같은 활동이 재조명되자 ‘애국기업을 살리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후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제품 구매와 주식 매수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한성기업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반등했다. 기업이 오랜 기간 이어온 사회공헌 활동이 소비자의 구매를 넘어 투자 행동으로까지 연결된 셈이다.
광복절을 활용한 기업들의 역사 마케팅은 과거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대표적인 기업이 스타벅스코리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3년부터 광복절 기획상품(MD)을 선보이고 수익금 일부를 독립문화유산 보호기금으로 조성하는 등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다만 올해는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예년과 다르다. 지난 5월 진행한 ‘탱크데이’ 프로모션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맞물리며 역사 인식 논란으로 번진 전례가 있는 만큼, 광복절과 같이 역사적 무게감이 큰 기념일을 다루는 유통가의 셈법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졌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광복절 기획상품
전문가들은 애국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이슈를 상업적으로 다루는 만큼, 평소의 철학과 진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광복절에 태극기나 역사적 소재를 단순히 상품에 차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기업이 평소 어떤 사회적 가치를 일관되게 실천해왔는지가 소비자와 투자자의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며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과 사회적 역할 등이 브랜드 경쟁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진정성이 마케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