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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 이자 걸어도 안 팔리는 BBB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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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I 2026.05.27 19:46:03

[돈줄 마르는 BBB급 기업]①
제이알 사태·금리 급등·머니무브 ‘삼중고’
BBB- 금리 10% 돌파…1년새 145bp 상승
동화기업·에스엘엘중앙 잇단 미매각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우량 회사채 발행에는 여전히 조단위 돈이 몰리고 있지만 비우량 회사채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기업회생 사태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데다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급등에 따른 채권개미 이탈까지 겹치면서 BBB급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BBB-’ 등급 회사채 3년물 유통 금리는 전날 기준 10.07%를 기록, 1년 전 8.62%에 비해 14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완판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8%대 금리를 내걸어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실제 지난 21일 4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나선 동화기업(BBB+)은 희망금리 상단으로 연 6.50%를 제시했지만 단 한 건의 기관 주문도 받지 못한 채 전량 미매각 처리됐다. 에스엘엘중앙(BBB) 역시 최대 8.50%의 금리를 내걸었음에도 목표 모집액의 35%만 채우는 데 그쳤다.

반면 우량채 시장의 온도는 정반대다. 이달 수요에측에 나선 LG전자(AA)는 2500억원 모집에 2조2500억원의 주문을 끌어모았고 한국투자증권(AA)도 2500억원 모집에 2조4950억원을, 신세계(AA)는 2500억원 모집에 1조2500억원의 주문을 받아 모두 대규모 증액 발행에 나섰다. 신용도에 따라 회사채 시장이 극단적으로 양분되는 '크레딧 양극화'가 수치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BBB급 회사채 발행은 무난히 소화됐다"며 "제이알 사태 전후로 비우량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크게 변한 건 아닌데 비우량채에 대한 기피 현상은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채권개미의 이탈이 자리한다. BBB급 회사채의 고금리 매력에 발행물량을 받아줬던 개인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들어 수익률이 각각 156%, 252%에 달하는 만큼 회사채 금리 8~10%는 크게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장외채권 시장 개인 순매수 규모는 약 1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7400억원) 급감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BBB급 회사채에 대한 평가는 더욱 박해지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압력과 1500원대 고환율이 맞물리며 연내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질수록 시장에서 소외된 BBB급은 팔려고 던져도 받아줄 곳이 없어 투매에 가까운 가격 폭락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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