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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위기를 푸는 중국의 AI 방정식[왓츠 인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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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관 기자I 2026.07.28 18: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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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의 밤이 비춘 ‘사람 없는 제조업’
어떻게 사람을 늘릴까 아닌 인구 감소 전제로 사회 설계
제조업 자동화, 로봇 도입 등 산업현장서 여러 해법 실험

[최여진 맥스밸류 캐피탈 최고경영자(CEO)] 지난 6월 다롄(大連)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밤은 ‘피지컬 AI(인공지능)’가 더는 미래의 구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보스의 밤이 비춘 사람 없는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과 AI, 로봇 기술 기반의 무인화와 자동화 제조업 트렌드(스마트 팩토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화두다. 어두운 밤에도 불을 밝혀 길을 안내하는 등대처럼 인간의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AI와 데이터가 스스로 작동하는 미래형 제조 현장의 민낯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웨이와 손잡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 세레스(SERES)는 슈퍼팩토리에 3000대의 로봇을 투입해 핵심 공정을 100% 자동화했다. 화면 속에서 춤추던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실제 제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바꾸는 로봇이었다. 중국은 이제 AI를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산업을 움직이는 단계로 들어섰다.

이 자신감은 포럼 연단에서도 이어졌다. 리창 중국 총리는 서방의 ‘과잉생산’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보조금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혁신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의 이면을 보여준 것은 연단 위의 발언이 아니라, 포럼이 열리고 있던 도시 자체였다. 하계 다보스가 처음 열린 도시 다롄은 한때 중국 동북지역 성장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A급 오피스 공실률이 전년보다 10.9%포인트 오른 34%에 달한다. 빌딩 셋 중 하나가 빈 채로 남은 셈이다. 화려한 AI 축제 뒤편에서 북부 경제의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이다.

다롄이 보여준 것은 한 도시만의 사정이 아니었다. 인구 감소와 노동력 축소는 중국 전역이 마주한 조건이었고 기업들의 선택은 분명했다. 사람을 붙잡는 대신,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제조업이었다. 지리자동차는 용접·도장 라인을 자동화하며 4000명이던 인력을 2000명으로 줄였고 다보스에서 만난 전선·케이블 기업 위안둥홀딩스(遠東控股) 장시페이(蔣錫培) 회장은 한때 1만 4000명에 달하던 임직원이 AI와 피지컬 로봇 도입 이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조업의 구조 자체를 다시 짜는 전략적 전환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그들이 AI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주닝(朱寧) 상하이고급금융학원 교수는 AI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로 보지 않았다. 그는 이를 마차가 자동차로 바뀌던 시기에 비견하며 산업의 기반 자체를 바꾸는 ‘제2의 자동차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닷컴버블이 꺼진 뒤 인터넷이 인프라로 남았듯 AI 역시 거품 논란과 별개로 결국 새로운 산업 질서를 남길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공모 청약에서 1159배의 경쟁률을 기록한 AI 대표주자 즈푸(智譜)의 열기를 두고도 중국은 개별 기업의 흥망보다 그 이후의 시대를 먼저 계산하고 있다.

한국도 지방소멸 앞에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출산 장려금을 늘리고 청년 정착 지원을 확대하며 떠나는 사람을 다시 지역에 머물게 하려 애쓴다. 대책의 초점은 분명하다. 사람을 붙잡는 것이다. 반면 다보스에서 마주한 중국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사람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줄어드는 현실 자체를 전제로 사회를 다시 설계하고 있었다. 우리가 AI를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다루는 동안 중국은 AI를 인구 감소라는 사회적 난제의 해법으로까지 끌어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중국은 “막을 수 없다면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같은 인구 감소를 바라보면서도 한쪽은 위기로 대응하고, 다른 한쪽은 새로운 전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축소사회’를 말해온 지 오래다. 다만 아직 논의의 영역에 가깝다. 그사이 중국은 공장과 산업 현장에서 해법을 실험하고 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기술의 격차가 아니다.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머물 것인가, “막을 수 없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로 넘어갈 것인가. 그 질문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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