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할머니 묘비에 바치겠다”…‘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유도 첫 금메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석무 기자I 2026.10.01 17:33:35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여자 57㎏급 결승서 몽골 테르비시에 유효승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태극마크를 단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23·경북체육회)가 자신이 태어나 자란 일본에서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어깨 수술과 재활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허미미. 사진=연합뉴스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허미미. 사진=연합뉴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몽골)를 업어치기 유효승으로 꺾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한국 유도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승부를 가른 것은 경기 시작 12초 만에 나온 업어치기였다. 허미미는 기습적인 공격으로 유효를 따내 기선을 잡았다. 이후 다리 걸기와 그라운드 기술로 상대를 압박했고, 특기인 왼팔 업어치기를 거듭 시도했다.

경기 중반부터는 얻어낸 점수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종료 1분 10여 초를 남기고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지도 1개를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종료 20여 초 전 다시 업어치기를 시도했고, 이어 누르기로 상대를 묶어두며 승리를 굳혔다.

결승까지 오는 길도 탄탄했다. 조마리하트 라파엘(필리핀)과 타오위잉(중국)을 잇달아 한판으로 꺾었고, 슈쿠르존 아미노바(우즈베키스탄)에게는 반칙승을 거뒀다.

허미미에게 태극마크는 할머니와 약속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에서 자랐다. 데이코 고교를 거쳐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한국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택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한국 대표가 된 뒤 세계 무대에서도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2024년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1995년 정성숙·조민선 이후 29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겼다. 같은 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결승에서 크리스티 데구치(캐나다)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에는 부상과 싸워야 했다.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회복이 더뎌 국제대회에 충분히 출전하지 못했다. 실전 감각도 떨어졌다. 대표팀도 이번 대회에서 당장 금메달을 기대하기보다는 경기 감각을 서서히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허미미에게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놓칠 수 없는 무대였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꼭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고 다짐했다. 시상대 맨 위에서 따라 부르기 위해 애국가도 다시 외웠다. 파리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나고야에서 이룬 허미미는 이제 금메달을 들고 할머니를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2026 아시안게임

- 김주형·문도엽 공동 5위로 반환점...남자 골프 메달 경쟁 뜨거워진다 - 마지막 5발 모두 명중…'김예지 남편' 이건혁, 속사권총 2관왕 - 태극기에 하트, 마지막은 금빛 착지… 정하은, 한국 태권도 첫 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