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밤새 드론 약 450대와 미사일 60발 이상을 동원해 전국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폭격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오데사, 수미 등 주요 도시 전역에 동시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기업 DTEK은 공격으로 다수의 화력발전소가 손상됐고, 전력 생산 시설의 상당 부분이 가동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하르키우 지역에서는 3시간 넘는 공습으로 난방과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수많은 가정이 영하 26도의 혹한 속에 방치됐다. 키이우에서는 아파트 세 동과 유치원 한 곳이 파괴됐고, 1000여세대의 난방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북부 수미 지역에서도 주거용 건물 두 동이 피격됐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지난달 말 시작된 ‘에너지 휴전’ 종료 직후 재개됐다. 우크라이나는 휴전이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러시아는 2월 1일까지로만 인정한 뒤 사흘째 공격을 재개한 셈이다. 시비하 장관은 “러시아가 혹한이 심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민간 전력 인프라를 집중 타격했다”며 “동계 절전 위기에 놓인 시민들을 인질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공습을 통해 종전 회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간 회담이 열린 이후 러시아는 영토 양보를 압박하며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지난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481㎢로, 전달보다 두 배 늘었다”며 “이는 침공 이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라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에서의 완전 철군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이 제안한 ‘도네츠크 자유경제지대’ 설치 구상 역시 철군을 전제로 해 수용이 어려운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회담 이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며 외교적 진전을 시사했지만, 러시아의 폭격 재개로 협상 동력은 사실상 약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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