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규제에 예외를 두는 방안을 시범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15일 일자리연대·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데일리가 공동 주최한 ‘2026 제3회 좋은일자리 포럼’에서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AI 시대 고용·노동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현행 주 52시간제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형식적인 시간 관리에 매달리게 되는 비효율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 단위로 근로시간 상한을 적용하는 현행 주 52시간제가 연구개발과 AI 신사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업무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 분야에서도 매주 근로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기업과 근로자가 형식적인 시간 관리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선 크런치 타임(개발 과정에서 마감을 앞두고 하는 초과근무)이 올 수밖에 없고, 창업 초기엔 정신없이 달려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구체적으로 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관리자와 연구개발 인력에 근로시간 상한의 예외를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메가특구 내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를 우선 적용해보자는 구상이다. 그는 이를 두고 “본격적인 AI 시대를 위한 제도 개혁의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메가특구법에 담길 노동 특례와 관련해 노사정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소득 전문직·연구직 등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 교수는 근로시간 유연화와 함께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회사에서 일한 시간만으로 직원의 기여도를 평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AI를 잘 활용하는 직원은 AI에 기본적인 일을 맡기고 업무 시간을 줄여서 좋은 성과를 낼 텐데 근로시간을 측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혁신 노력에 대한 보상 인센티브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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