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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열기 식자 해외 투자자금 환류…국내 거래소는 ‘환전 창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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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I 2026.05.12 16:17:20

코인 활황기엔 해외로 순유출…작년 4분기엔 3.8조 순입고
해외 투자로 수익 난 코인 자금, 국내서 환전 후 타 자산시장으로
“해외 거래소는 투자 공간, 국내 거래소는 환전·보관 역할로”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가상자산시장이 활황기였던 2024년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간 자금이 더 많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오는 자금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강세와 가상자산시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해외에서 운용되던 자금 일부가 국내로 돌아오는 흐름이 나타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고위험·고수익 투자 공간으로 활용하고, 국내 거래소는 원화 환전과 자산 보관 창구처럼 이용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에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 규모는 43조8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29조2804억원)에 비해 6개월 만에 약 49.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로 이전된 규모는 40조398억원이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을 웃돌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3조8098억원 규모의 순입고가 발생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흐름은 정반대였다. 2024년 4분기에는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사업자로 빠져나간 자금이 더 많아 순출고 규모가 13조6172억원까지 확대됐다. 당시에는 비트코인 강세와 함께 해외 거래소를 통한 고위험·고수익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금 유출 흐름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해외 사업자 입출고 현황. 한국은행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국내 거래소로부터 해외사업자 입출고 현황을 제출받고 있다. 다만 집계 대상은 건당 100만원 이상 거래에 한정된다. (사진=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반면 최근에는 해외 거래소에 머물던 자금 일부가 국내로 돌아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서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이면서다. 비트코인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했고,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전쟁 여파로 알트코인 시장까지 부진해지자 해외 거래소에서 운용되던 자금이 국내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로 ‘유학’ 나갔던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흐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해외 거래소에서 굴러가던 자금이 국내에서 매도된 뒤 다른 자산시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순입고 흐름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활용 방식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레버리지·파생상품 거래가 제한돼 있는 반면, 해외 거래소에서는 고배율 선물과 옵션 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공격적인 운용을 진행한 뒤, 수익 실현 후 원화 환전 단계에서 다시 국내 거래소를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공격적인 투자·운용 공간처럼 활용하고, 수익 실현 이후에는 국내 거래소로 자금을 다시 들여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해외 거래소가 실질적인 투자 시장 역할을 하고, 국내 거래소는 원화 환전이나 입출금 기능만 담당하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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