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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지면 기업이, 대외 충격에는 가계가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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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7.01 17:01:48

한은 경제연구원, 계간 학술지 '경제분석' 발간
'은행권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 전망과 위기 시나리오 분석'
부동산 침체 시 기업 연체율 상승폭 가계의 '2배'
대외 충격 시엔 가계 건전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경제 충격의 종류에 따라 가계와 기업 중 더 취약한 부문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시장 침체 시에는 기업 대출이, 환율 급등 등 대외 충격 시에는 가계 대출이 더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부동산 침체, 건설·PF 얽힌 기업 대출에 ‘직격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계간 학술지 ‘경제분석’에 실린 ‘은행권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 전망과 위기 시나리오 분석’ 논문에 따르면, 대규모 베이지안 VAR(LBVAR) 모형을 통해 시나리오 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택시장 침체는 가계보다 기업 부문에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 하락과 미분양 주택 증가를 가정했을 때, 4분기 후 기업대출 연체율 전망치는 베이스라인 대비 20bp(1bp=0.01%포인트) 상승한 0.89%를 기록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10bp 상승한 0.51%에 그쳐, 기업 부문의 신용위험 확대 폭이 가계보다 두 배나 컸다.

연구팀은 기업 연체율이 주택시장 침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기업대출 차주 중 상당수가 건설업, 부동산업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특히 전국 미분양 주택의 증가는 건설사의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연체율을 높이는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환율·VIX 급등하는 대외 충격엔 가계가 더 취약

원·달러 환율과 ‘월가의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급등하는 ‘대외 충격’ 시나리오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은 베이스라인 대비 6bp 상승했으나, 기업대출은 3bp 상승에 머물러 가계 부문의 부채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

이러한 비대칭적 반응에 대해 연구팀은 과거 위기 시마다 정부와 정책당국의 유동성 지원이 주로 기업 부문에 집중됐던 경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 충격 발생 시 기업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연체율 상승이 일부 억제될 수 있었던 반면, 가계는 이러한 지원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적어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됐다는 해석이다.

연체율 완만한 상승 전망...상방 리스크는 상존

전반적인 연체율 경로는 완만한 상승 또는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41%,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거시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연체율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의 취약성이 여전해 건전성 저하 위험도 있다는 진단이다.

논문에서는 특히 연체율 전망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90% 신용구간(확률예측구간)’의 상단이 넓게 열려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예상보다 높은 연체율이 실현될 가능성(상방 리스크)이 작지 않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진행한 박으뜸 한은 과장과 강규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율의 상승은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 가능성과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를 반영하며 거시금융 여건 변화가 금융시스템 취약성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체율 전망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은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조기에 감지하고 선제적 정책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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