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사고·투자손실에도 금융지주 임원 성과급 그대로…삭감은 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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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I 2026.03.10 17:30:11

임원 성과보수, 지급 유보해도 삭감은 없어
주가 하락하지 않는 한 사고·비위 책임 물어
성과보상액 깎지 않아…사실상 사문화
금융당국, 성과보상 환수조항 법 명시 검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내은행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매년 금융사고·불완전 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와 은행 임원들의 성과보상금이 깎여 지급된 경우는 단 1%(금액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자이익 증대로 금융지주·은행 임원들의 성과보상금이 매년 수백억원씩 발생하는 가운데 법 위반이나 비위가 뒤늦게 적발돼 사실상 차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성과보상금액이 차감되지 않는 구조상 경영진이 단기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성과보상 환수제도를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2025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이연보수액 총 284억 2000만원 중 삭감·환수된 금액은 7억 8000만원에 불과했다. 이 중 주가변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 위반이나 비위, 대규모 손실 유발 등의 직접적 원인으로 금액이 축소된 건 1억 8000만원, 비율로는 0.63%에 그쳤다.

4대 금융지주 중 이연보수액이 성과평가 등에 따라 차감된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총 126억 7000만원 중에서 1억 8000만원(1.42%)이 직접적 원인에 의해 삭감·환수됐다. 2024년 기준 이연보상액이 각각 70억 5000만원, 87억원이었던 KB·우리금융지주에서는 주가변동, 성과보수평가 결과로 보상액이 깎이지 않았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들에서만 금융사고로 매년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임원들의 성과평가결과가 달라져 보상액이 깎이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성과보상금을 유보해 지급하는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연보수는 임원이 받는 성과보수액 중 향후 3~5년간의 장기 경영성과 평가를 반영해 일정 기간 시간을 두고 지급하는 장기성과급이다. 보통 다음해 1~3월 현금으로 주는 단기성과급과 달리 시차를 두고 지급한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한 수익성 창출, 내부통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 각 금융지주는 회사의 가치가 훼손돼 주가가 하락하면 성과보상액을 차감하고, 법 위반이나 비윤리적 행위 및 손실 발생 등 책임이 있는 경우 성과보상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원이 당장의 실적보다는 최소 3년간 회사 주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삭감·환수된 금액은 0.63%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지는 지적이다.

금융사고가 빈번한 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봐도 비슷한 실정이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에서는 2024년 기준 1813억 5000만원의 이연보상금 중에서 삭감·환수 등으로 축소된 금액은 단 1억원(0.06%)에 불과했다. 횡령 등 금융사고,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으로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에 올랐지만 임원들의 성과보수는 그대로였던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성과보수 환수제, 이른바 클로백(claw back)을 법 조항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하고 있다. 성과보수 지급을 유보하는 기간에 담당 업무와 관련해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실질적으로 환수하는 방향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각 업권의 성과보수 최신 현황을 파악하고 학계, 외부 전문가들과 클로백 조항의 법률 명시 효과 등을 논의했다. 그간 클로백 조항의 법제화는 수차례 논의됐지만 환수금액 산정이나 책임 있는 임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문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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