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선을 줄이려면 사용자성 인정 기준과 교섭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보완입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일자리연대·이데일리가 공동 주최한 ‘2026 제2회 좋은일자리 포럼’에 기조 발제자로 나서 “고용노동부의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은 ‘특정 근로조건별로 사용자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인데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판단을 유보하며 ‘포괄적 사용자성’ 인정 여지를 남기고 있다”며 “노동위와 노동부가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노동부는 지난 2월 발간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에서 계약 외 사용자 인정 범위에 대해 “포괄적인 사용자 지위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특정한 개별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안내했다.
예를 들어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성과급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임금과 복리후생 등 다른 근로조건까지 사용자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근로조건별로 사용자성을 개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노동위는 최근 안전보건 의제에 대해선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임금·수당에 대해선 판정을 유보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사용자성을 포괄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게 박 교수 지적이다.
박 교수는 “노동부는 포괄적 사용자성은 안 된다고 했는데,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며 “노동부와 노동위 사이에 생각이 다른 것이라면 이는 행정부 내에서 불협화음이고,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 교수는 안전 의제를 교섭 대상으로 삼게 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사용자성 인정이 쉬운 안전 문제를 교섭 테이블에 올리는 동시에 임금 등의 의제를 함께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안전 문제는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원하청 공동 산업안전위원회를 획기적으로,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며 “원하청 사업주 대표와 노조 대표를 모두 참여시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안전의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전 의제를 노사 간 교섭 테이블에 올릴 게 아니라, 상시적이고 전문적인 거버넌스에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 판결에 입법 논거 무너져”
박 교수는 보완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노란봉투법은 ‘대화 촉진법’이 아니라 ‘분쟁 양산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원청의 리스크 회피 전략으로 도급이 줄어 하청 노동자 고용이 더욱 불안전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하청근로자 보호의 역설”이라고 평가했다.
현장의 혼선을 해소하기 위해 보완입법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박 교수는 보완 입법 과제로 △사용자성 인정 명문화 △교섭의제 경계 설정 △손해배상 제한 재설계 △원하청 공동교섭 모델 제도화를 제시했다.
특히 현행 노조법상 사용자성 인정 기준은 모호성이 커 법적 원하청 모두에게 법적 불확실성만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권한 △책임 △직접성(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결정력) △단체교섭이 가능한 의제 범위 등 4가지 기준을 적어도 시행령엔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섭의제에 대해서도 사업장 질서, 원청 공정과 직접 연동된 작업시간, 사내 복리후생 등 사업장 규범으로만 원청의 교섭의무를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 인사평가, 성과급과 같은 계약내용 규범은 하청 사용자와의 교섭 영역으로 남겨야 한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노란봉투법의 보완 입법이 필요한 이유로 지난 5월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었다. 5월 21일 대법원은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청구한 사건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전 노조법상으론 원청 기업이 하청 노조와 단체교섭에 나설 의무가 없다고 전원합의체를 통해 판결했다. 특히 대법원은 노란봉투법상 사용자 범위 확대의 소급 적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이같은 대법 판결에 따라 정부의 노란봉투법 입법 논거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판례법의 명문화’라고 했지만, 파기환송 대상이 된 하급심 판결을 기반으로 한 법이란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노란봉투법이 법 질서에 들어온 이상 없앨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전체 법 체계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안에서 좀더 정교하게, 노동 현장 현실과 부합하는 내용으로 보완 과제가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위험합니다. 나가주세요…장마철 골칫덩이 된 낚시꾼들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901240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