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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빅테크들도 자체 AI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차세대 TPU 8i의 HBM 용량은 288GB로, 기존 7세대 아이언우드(192GB)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트레이니엄3 역시 HBM 용량이 144GB로 전작 트레이니엄2(96GB) 대비 50% 증가했다. 2027년 공급을 목표로 트레이니엄4도 개발중이다. 메타 역시 자체 AI 가속기인 MTIA 개발을 추진 중이다.
빅테크들이 자체 AI칩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은 비용과 효율 때문이다.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으로 확대되면서 전력 효율과 응답 지연시간, 투자수익률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사의 AI 서비스에 최적화한 ASIC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연산은 줄이고 전력 효율을 줄일 수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초기 개발 비용이 들더라도 대량 양산에 돌입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칩당 단가를 GPU 보다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그간 엔비디아 GPU에 집중됐던 HBM 수요가 빅테크의 자체 ASIC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세계 HBM 시장을 각 39%, 48%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MS의 전작인 마이아 200에 탑재되는 HBM3E는 SK하이닉스가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마이아 300에도 SK하이닉스가 MS의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글 TPU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이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서버용 ASIC에 탑재되는 HBM의 전체 비트 수요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3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ASIC 한 개당 평균 HBM 용량 역시 약 5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 AI칩의 출하 확대에 더해 칩당 메모리 용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HBM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빅테크가 자체 AI칩을 설계하더라도 실제 생산은 외부 반도체 제조업체에 맡기기 때문이다. MS의 마이아 300은 대만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1위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물량의 낙수효과가 삼성전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ASIC 시장의 성장세 전망도 밝다. 가트너는 지난 8월 전 세계 맞춤형 ASIC 시장 규모가 지난해 677억달러에서 2030년 2036억달러로 약 3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 고성능 클라우드 AI 가속기 시장에서 ASIC 출하량이 GPU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가운데 고객 맞춤형 기술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것으로 보인다. 빅테크가 설계하는 AI칩은 연산 구조부터 메모리 용량, 데이터 전송속도, 패키징 방식까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맞춤형으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별 HBM 사양 차이로 개발비·기술 대응 부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차세대 시장 준비에 이미 들어갔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최근 반도체대전에서 차세대 HBM을 전망하며 “장기적으로 커스텀 트렌드가 확대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여러 가지 핵심 기술들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내년부터 고객별 요구에 맞춘 커스텀 HBM 샘플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