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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0년 만에 금리 1%대로 인상…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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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10 18:19:34

15~16일 회의서 0.75→1.0% 인상 유력
물가 2.8% 전망에 엔저 방어까지 겹쳐
국채매입 축소는 멈추는 쪽으로 가닥
외국인 매도에 원·달러 1600원 경계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연 1.0%로 끌어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단순한 추가 인상이 아니라,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와 엔화 약세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린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물가·엔저가 떠민 인상…국채매입은 ‘속도조절’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BOJ는 오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1%대 금리는 1995년 이후 약 31년 만으로, 일본이 오랜 ‘초완화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상징한다. 앞서 4월 회의에서는 6대 3으로 동결했지만, 당시에도 반대표를 던진 3명은 1.0% 인상을 주장했다. 시장에선 BOJ가 연내 0.25%포인트를 더 올려 금리가 1.25%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인상은 ‘물가 대응’인 동시에 ‘통화 방어’ 성격이 짙다. 먼저 물가 측면을 보면, BOJ는 4월 회의에서 2026회계연도 근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8%로 대폭 높였다. 중동의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연료 수입 의존도가 큰 일본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탓이다. 기업들이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과 임금에 전가해 물가 상승세가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2차 확산’ 우려도 작용했다. 임금이 오르면 소비 여력이 커져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 견조한 기업 실적과 낮은 실질금리 역시 BOJ가 금리를 더 올릴 여력이 있다는 근거다.

또 다른 축은 엔화 방어다. 올해 들어 이어진 엔화 약세가 BOJ의 셈법을 흔들었는데, 이 역시 물가와 맞닿아 있다. 엔화가 약하면 같은 물량의 석유·가스를 들여와도 더 비싸게 값을 치러야 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

BOJ가 저울질하는 또 하나의 카드는 국채 매입 속도다. BOJ는 그동안 시중 국채(JGB)를 사들여 돈을 풀어 왔는데, 2024년 8월부터는 매입 규모를 분기마다 줄여 왔다(테이퍼링). 2027년 1~3월 월 2조1000억엔(약 20조원)까지 낮추는 계획이다. 그런데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9일 BOJ가 2027년 4월 이후로는 매입 축소를 멈추고 이 수준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금리는 올리되, 국채 매입은 함부로 줄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는 채권시장 혼란을 피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일본의 초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로 치솟는 등 나랏빚에 대한 경계가 커진 가운데, BOJ마저 매입을 빠르게 줄이면 금리가 더 뛸 수 있어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3일 “국채시장이 본래 기능을 되찾고 있다”면서도, BOJ를 대신해 국채를 떠안을 투자자들의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매입을 멈춰도 만기 상환액이 신규 매입을 웃돌아, BOJ의 보유 국채는 연 40조~50조엔(약 380조~475조원)씩 계속 줄어든다. 시장은 다독이되 정상화 방향은 유지하는 절충책인 셈이다.

‘엔 캐리 청산’ 우려…한국 증시·환율도 촉각

BOJ의 금리 인상은 국경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초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세계 유동성의 한 축이었던 만큼, 일본의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이 거래가 대거 청산되며 글로벌 위험자산이 출렁일 수 있다. 실제 2024년 7월 인상 직후인 그해 8월 5일 닛케이225지수가 하루 만에 12.4%, 코스피가 8.7% 폭락한 ‘블랙먼데이’가 빚어졌다.

한국 증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 실현과 비중 조절에 나선 가운데, 일본의 금리 인상 전망이 이런 매도 흐름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도 1차 요인은 외국인의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이지만, 여기에 엔 캐리 청산 우려까지 겹치면 원화 약세와 자금 이탈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600원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BOJ가 편안한 상황에서 긴축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BOJ는 지난 회의에서 2026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0.5%로 절반이나 낮췄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둔화하는 부담스러운 국면에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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