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은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연구개발(R&D) 데이를 열고 이 같은 중장기 개발 및 사업화 전략을 공개했다.
회사의 최우선 사업화 과제는 임상 2상을 마친 DD01의 기술수출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DD01의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 공식 파트너링 자문사는 JP모건이다. 디앤디파마텍은 현재 복수의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는 8일 미국간학회(AASLD)에서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내년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2상 종료 미팅(EOP2)을 진행해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개발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더라도 기술이전 계약이 곧바로 성사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후속 임상 3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상업화까지 책임져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을 이어가면서 연내 기술이전 성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간섬유화 치료제 TLY012, 췌장암으로도 개발 확대 검토
이번 행사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후보물질은 항섬유화 신약 'TLY012'다. 디앤디파마텍은 당초 간섬유화와 만성 췌장염, 전신경화증 등을 대상으로 개발하던 TLY012를 췌장암 치료제로도 확장할 가능성을 공개했다.
TLY012는 섬유화를 일으키는 근섬유아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전의 재조합 단백질 신약이다. 염증이나 대사 이상을 조절하는 기존 접근법과 달리 섬유화의 진행에 직접 관여하는 세포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미국 브라운대학교 의과대학 암센터와 오랫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췌장암을 비롯해 섬유화가 심한 특정 암종에서 TLY012가 매우 높은 전임상 효능을 보인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종양 주변에 섬유성 기질이 풍부하게 형성되는 암종이다. 이 때문에 섬유화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TLY012의 항암 효능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된 것으로, 실제 환자에서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디앤디파마텍은 TLY012를 우선 간경변 치료제로 임상에 진입시킨 뒤 적응증 확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개시가 목표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후 202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기술이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 브라운대 연구진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가 개발 중인 섬유아세포활성화단백질(FAP) 표적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조영제를 활용해 향후 치료와 영상진단을 결합한 임상 설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했더니…지방 더 빠지고 제지방은 보존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는 UCN2 작용제 기반 신약 'DD18'의 전임상 성과가 공개됐다. DD18은 현재 상용화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과 다른 기전으로 체중을 줄이면서 제지방 감소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비만 치료제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지방과 함께 제지방도 감소한다는 한계가 있다. 제지방은 근육을 비롯해 수분과 장기 등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을 의미한다.
디앤디파마텍은 비만 마우스에 DD18과 세마글루타이드를 30일간 투여한 결과, DD18 단독으로도 세마글루타이드에 근접하는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체성분 변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투여군에서는 체중 감소와 함께 제지방량이 줄어든 반면, DD18 단독 투여군에서는 제지방량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DD18 투여군에서 감소한 체중의 거의 전부가 지방량 감소로 설명됐다는 것이다.
세마글루타이드와 DD18을 병용했을 때는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투여보다 체중과 지방량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도 제지방 감소는 줄어드는 결과가 관찰됐다. 이는 기존 GLP-1 치료제의 감량 효과를 높이면서 체성분 측면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 본부장은 “DD18은 그 자체로 체중 감소 효과를 가지며, 인크레틴 계열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비인크레틴 기전을 통한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말 DD18의 최종 개발 후보물질을 선정하고 2027년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역시 임상 1상 진입 전후부터 본격 추진한다.
글로벌에서는 프랑스 코르테리아 파마슈티컬스의 ‘COR-1389’, 한미약품(128940)의 ‘HM17321’, 덴마크 구브라의 ‘GUB-UCN2’, 미국 뉴로크라인 바이오사이언시스의 ‘NBIP-2118’ 등이 UCN2 기전 비만 치료제로 임상 1상 또는 1/2상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지난 8월 HM17321을 로슈 계열사 제넨텍에 최대 23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으며, 구브라는 GLP-1 계열 약물과의 병용을 통해 체지방 감소와 근육량 보존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향후 DD18이 임상에서 경쟁 후보물질 대비 차별화된 체중 감량 효과와 근육량 보존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뉴랄리 특허권 본사로…지알파는 글로벌 제약사 투자유치 추진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자회사 및 관계사의 사업구조도 재정비하고 있다.
먼저 미국 자회사 뉴랄리가 보유했던 신약 후보물질 관련 특허권은 모회사인 디앤디파마텍으로 이전했다.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도록 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국내 상장사가 개발을 주도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홍성훈 디앤디파마텍 부사장은 신약 후보물질 특허권 이전 배경에 대해 “현재 미국 자회사를 상장할 계획이 없어 개발 주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장사인 디앤디파마텍 모회사가 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에 허여했던 특허권을 제3자 독립 가치평가를 거쳐 본사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방사성의약품 전문 관계사 지알파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지알파는 디앤디파마텍이 펩타이드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별도로 육성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기업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사 오비메드(OrbiMed) 등이 설립 과정에 참여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알파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출신 임원 및 연구진을 영입했으며, 오는 2027년 미국에서 복수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는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참여가 예상되는 후속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지알파의 기업가치 상승과 함께 디앤디파마텍의 보유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투자자,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좋은 후보물질이 많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지만 모든 프로그램에 충분한 자금과 인력을 동시에 투입할 수는 없다”며 “어떤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어느 단계에서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