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글로벌 제약사에서 사업개발(BD)을 담당했던 한 바이오벤처 임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개발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았다는 것과 해당 프로그램이 내부 평가에서 기대 수준을 충족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당초 계획했던 적응증의 후속 개발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해당 적응증에서는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상당히 부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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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드벡에 따르면 APB-A1 TED 임상 1b상에서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 자가항체 감소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CD40-CD40L 경로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기전입증’(Proof of Mechanism·PoM)은 확인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생물학적 활성이 실제 환자의 질환 개선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미국 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6)에서 공개된 중간분석에서는 24주 투여를 완료한 6명의 안구돌출이 평균 2.06㎜ 감소하고 TSH 수용체 자가항체가 45%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됐다.
그러나 룬드벡이 이번 상반기 보고서에서 기대했던 임상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공식 평가하면서 TED에서의 후속 개발은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올해 1분기까지 룬드벡이 제시했던 개발 방향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지난 5월 공개된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룬드벡은 Lu AG22515를 ‘CD40L 차단제·갑상선안병증’ 임상 1b상 파이프라인으로 분류했다. 당시 투자자 자료에서는 TED를 아예 ‘첫 번째 적응증’(1st indication)으로 명시했다.
룬드벡은 이전부터 APB-A1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다. CD40-CD40L 경로가 여러 면역·신경질환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발성경화증(MS), 중증근무력증(MG), 시신경척수염(NMO), 프리드라이히 운동실조증 등을 잠재 개발 영역으로 제시했다.
다만 당시 구상은 TED를 첫 적응증으로 개발하면서 다른 질환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이었다. 이번에는 룬드벡이 “CD40-CD40L 생물학이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적응증 탐색을 포함해 다음 개발 단계를 결정하는 데 이번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TED 후속 개발보다 새로운 적응증 탐색에 무게가 실렸다. 단순한 적응증 확장보다는 사실상 개발 전략의 선회에 가까운 셈이다.
기존에 제시된 후보 가운데 중증근무력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NMOSD)은 자가항체가 질환 발생에 직접 관여한다는 점에서 CD40-CD40L 차단 기전을 검증할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다만 룬드벡과 에이프릴바이오 모두 새로운 적응증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질환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룬드벡은 APB-A1 안전성과 내약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안전성·내약성 프로파일이 Lu AG22515의 지속적인 평가를 뒷받침한다며 후보물질 자체의 개발 가능성은 열어뒀다.
에이프릴바이오도 이번 이슈가 APB-A1의 개발 중단이나 반환은 아니며 다른 적응증에서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TED에서는 기대했던 만큼 뚜렷한 임상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후속 개발을 다른 적응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APB-A1의 안전성과 내약성, 자가면역질환에서의 기전 작동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후보물질을 반환하거나 개발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CD40L 기전과 더 적합한 다른 적응증에서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적응증을 변경하더라도 임상 1상을 다시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TED 임상 1b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적응증에서는 별도의 임상 1상 없이 임상 2상부터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에 따라 적응증 변경에 따른 개발 일정 지연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 일정 변화 불가피, 적응증 변경 인한 임상개발 난도 높아질 가능성도
그럼에도 기존 개발 일정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룬드벡은 올해 초 APB-A1 TED 임상 2상을 연내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적응증으로 방향을 틀면서 적응증 선정과 임상 설계, 규제기관 협의 등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해졌다. 아직 새로운 적응증과 임상 개시 시점도 공개되지 않은 만큼 당초 계획했던 연내 임상 2상 진입 여부에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적응증 변경에 따라 임상개발 난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임상개발 전문가는 “TED는 안구돌출 정도처럼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평가변수가 있는 질환”이라며 “새로운 적응증에서 주관적인 평가변수를 사용하거나 효과 입증이 어려운 지표를 써야 한다면 실제 약효가 있더라도 임상에서 이를 입증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룬드벡은 이날 한국시간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1시) 2026년 상반기 실적 발표와 관련한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APB-A1의 향후 개발 전략과 신규 적응증, 임상 2상 일정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이 나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