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외 투자자가 선호하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해외 발행 상품의 국내 유통 기준이 불명확해 상품을 만들고도 투자금을 받거나 국내 투자자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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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토큰증권 하위규정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해외 발행 토큰증권의 국내 유통, 온체인 결제, 조각투자 발행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민관합동 토큰증권 협의체에서 주식·채권·머니마켓펀드(MMF) 등 정형증권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 마련 필요성을 논의했다. 업계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해외 투자자 유입과 결제·정산 기준이 어느 수준까지 정리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사업자들이 해외 발행 구조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토큰증권 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이라 상품 발행과 유통, 투자금 결제 방식을 모두 국내에서 설계하기 어렵다. 이에 일부 사업자들은 해외 법인이나 해외 라이선스 플랫폼을 통해 먼저 상품을 발행하고,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시도해왔다.
대형 금융사들도 해외 인프라와의 연결을 먼저 검토하고 나섰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RWA 기업 이더퓨즈(Etherfuse)와 한국 국채 기반 RWA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더퓨즈는 한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테이블본드를 발행하고,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사나 판매사가 아닌 국채 브로커리지와 실물자산 취득·관리 지원 역할을 맡았다.
교보생명도 엔터테인먼트사 데이원드림(전 디오디)과 K팝 STO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K팝 공연·콘서트 수익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화 상품 CNCRT를 발행했다. 데이원드림의 토큰화 채무증권은 미국 증권법상 역외 발행 규정에 따라 발행, 판매됐으며, 올해 5월 만기 상환을 마쳤다.
다만 해외에서 발행했다고 해서 국내 규제를 모두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 발행은 가능해도 국내 일반투자자에게 상품을 권유하거나 국내 플랫폼에서 유통하는 순간 자본시장법상 공모·매출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청약 권유 대상자가 50인 이상인지, 발행 후 1년 이내 다수에게 양도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따라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전매제한 문제가 따라붙는다.
결제도 걸림돌이다. 해외 RWA 시장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청약과 상환 구조가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토큰증권 투자금으로 받을 때 회계처리와 외환신고, 자금세탁방지(AML), 세금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투자금 납입과 수익분배를 원화, 외화, 가상자산 중 무엇으로 볼지, 투자자 확인과 송금 증빙 책임을 누가 부담할지도 정리돼야 한다.
앞선 데이원드림 사례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CNCRT에 참여한 일부 해외 투자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투자를 희망했지만, 데이원드림은 이를 국내에서 회계적으로 수취·처리할 기관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국 실제 거래는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USD 법정통화로 진행됐다. 해외 투자 수요는 있었으나 국내에서 이를 받아 처리할 기반이 없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내 STO 시장 전반의 병목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해외에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는 있지만, 국내 투자자 모집과 결제·정산 단계에서 제도가 따라오지 못하면 발행과 유통 주도권이 점점 더 해외 인프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조각투자나 비정형 수익권형 상품은 기초자산 가치평가, 투자위험 공시, 수익배분 검증 기준까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달 나올 하위규정이 이러한 부분까지 다룰 수 있는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해외 발행 STO의 국내 유통, 비거주자 투자, 스테이블코인 결제, 온체인 정산 기준이 함께 정리되지 않으면 국내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품도 해외에서 발행하고 해외 투자자만 대상으로 판매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발행 자체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국내 자산을 토큰화했을 때 투자금 수취와 정산, 국내 투자자 보호 기준이 같이 마련돼야 한다"며 "발행은 해외에서 가능해졌는데 결제와 유통 기준이 비어 있으면 해외 투자 수요를 확인하고도 국내 시장으로 연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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